하지만 쇄신과 통합을 화두로 각 당이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정국 혼란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예비후보자들도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우선 각 정당이 아직 공천 방안을 확정해 놓고 있지 못한데다 정국 혼란으로 공천 시기가 더욱 늦어질 수 있고, 인적 쇄신의 방향이 어떻게 설정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출범과 함께 현역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등 인적쇄신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내에서 확산되는 인적쇄신과 '물갈이론'이 주로 영남과 수도권의 현역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추이와 공천 방식에 따라 다른 지역에도 '불똥'이 튈 수 있는 만큼 충청권의 총선 주자들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예비후보들은 친이-친박 등 계파를 떠나 박근혜 전 대표가 강조해 온 '시스템 공천'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짜여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민주통합당으로의 합당과 함께 완전개방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총선 출마자들의 셈범이 복잡하다. 합당 자체만으로도 기존 민주당 내 인사들이 일정부분 기득권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데다,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선출할 경우 지역위원장 등 유력한 당내 주자들이 공천 과정에서 기득권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민주당 내에서 뚜렷한 기득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인사들의 경우 경선에 기대를 거는 동시에 차기 당권 주자와의 연결 고리 형성에 분주한 모습이다.
자유선진당은 야권의 민주·진보 양 갈래 통합과 한나라당의 쇄신 움직임 속에 야당으로서 정체성과 존재감 찾기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현역 의원이 대부분인 관계로 충청권 선거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여야의 일대 일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전국적인 선거 구도 속에서 지역 정당으로 고착화된 한계를 극복하고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한 해법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외연 확대를 위한 인재영입 노력이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인적 쇄신의 폭이 좁은 것도 하나의 고민일 수 있다.
한 예비후보자는 “저마다 공천을 자신하고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정국 상황과 공천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그저 지역에서 열심히 표밭을 다지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예비후보 등록 일주일 째를 맞은 20일 현재 대전과 충남에서는 한나라당 23명, 민주당 25명, 자유선진당 10명, 미래희망연대 1명, 통합진보당 3명, 진보신당 1명, 무소속 3명 등 16개 선거구에서 모두 66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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