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먼저 생각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삶을 살아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적어도 머리로 알고 마음으로 새겨야 겨우 실천할 수 있다. 덕승재(德勝才). 덕이 재능을 이긴다는 덕승재는 오늘날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학력지상주의에서 덕승재는 순서가 뒤바뀌어 재승덕(才勝德)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누군가 그랬다.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노력 15%와 85%의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그렇다. 이는 동서고금을 망라해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회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대상황 속에서는 더욱 그렇다.
선이 악을 이기듯이 덕이 재능을 이기는 것은 순리다. 재능만 믿고 덕을 행하지 않으면 이는 반쪽에 불과하다. 충남도교육청이 줄곧 강조하고 있는 바른 품성도 같은 맥락이다.
덕승재 원칙을 강조하며 웃음 가득한 공경중심의 인성교육을 하는 초촌초등학교(교장 이존영)를 찾았다. 부여군 초촌면에 있는 초촌초는 전형적인 농촌학교로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60명을 조금 넘는다. 하지만 교육실적에 있어서만큼은 부러울 것이 없다.
국가수준학력평가에서 2년 연속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0%의 성적을 거둔 것은 당연한 결과임은 두말할 나위 없고, 영어와 과학, 정보, 독서, 육상 등 각종 분야의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존영 교장은 이 모두가 바른 품성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초촌초의 자랑인 창덕지인의 교육현장을 살펴본다.
▲ 공경한마당 큰잔치 |
더 쾌적하고 정선된 교육환경이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끼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이러한 분위기를 통해 바른 품성을 갖춘 학생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공경분위기 확산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공경실천을 위한 반성의 학습 장이다. 매월 2회 실시하는 학생조회 때는 공경중심의 학교장 훈화도 빼놓지 않는다.
예절의 시작점인 공수인사는 학생과 교사가 “공경합니다. 사랑합니다”로 함께 나눈다.
매주 금요일은 아침 시간을 이용한 공경방송을 통해 자신의 생활과 비교해 반성해보고, 스스로 마음을 정화해 '생각학습지'에 정리하면서 공경실천의지를 다진다. 생각학습지는 다름 아닌 자기주도적 인성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공경생활화의 기초를 형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초촌초는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공경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학부모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낸다. 매월 1회 학교소식지를 발간해 각 가정에 발송하고, 공경마인드 확산을 위한 전문가 초청 학부모 교육을 실시한다.
▲ 공경 인증서 수여 모습 |
학급별 학생의 실태에 맞는 공경의식 형성을 위해 학생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체험중심의 1학급 1특색 주제로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배우고 생활화한 공경심을 학교 측은 칭찬으로 습관화를 유도하고, 공경 생활화 과정을 학생이 직접 확인하면서 관심과 실천의지를 더욱 키워나간다. 교사는 학생들의 공경문화 형성과정 정도를 파악, 문제점을 찾아 교사연수과정을 거쳐 프로그램의 운영 내용과 방법을 수정ㆍ보완하는 등 피드백 자료로 활용한다.
▲ 청소년수련원 예절교육 |
이중 '3세대가 함께하는 한마당 큰 잔치'는 학부모와 조부모를 초청, 공경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체험마당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부여 백제관 다례체험, 부여 청소년수련원 효·예절교육, 뿌리공원 답사, 공경예절 체험수련회, 어린이 독립군 체험학교, 바른 품성 학생교육 캠프 등 테마가 있는 현장체험활동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바른 품성 실천을 생활화하도록 한다.
이밖에 독서를 통한 공경문화 배우기, 노래를 통한 공경의식 함양, 방과후 학교를 통한 공경문화 기회 확대 등 공경생활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공경 가족사진 |
이를 위해 초촌초는 학생들에게 '공경 7운동', 즉 월요일은 부모님 기쁘게 해드리기, 화-부모님 공경하기, 수-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기, 목-이웃어른 공경하기, 금-집안 일손 돕기, 토-이웃과 사이좋게 지내기, 일-가족과 즐겁게 지내기를 어떻게 실천했는지 공경실천 계획 및 활동 기록장에 기록해 부족한 부분을 반성토록 하고 있다.
또 '섬김이·나눔이·지킴이'실천장을 제작, 학생들에게 바른 품성 5운동의 실천내용을 안내하고 체험활동을 하도록 기본교재로 활용한다.
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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