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는 하층민'이라는 충청인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나는 하층민'이라는 충청인들

  • 승인 2011-12-19 18:08
  • 신문게재 2011-12-20 21면
자신을 '하층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은 여간 걱정스런 일이 아니다. 대전시민은 41.3%, 충남도민은 42.6%, 충북은 49.4%가 자신을 하층민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이 통계청의 '2011년 사회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역민의 의식을 분석한 결과다. 스스로를 하층민으로 생각하는 인구가 는다는 것은 소유나 소득에 관계없이 현 상태에서 희망을 잃어버린 인구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중산층이냐 하층민이냐 하는 문제는 소유나 소득의 반영이기보다 개인의 체감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사회학적으로 중산층은 현재의 생활에 그런대로 만족하면서 노력하면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계층이다. 반면 하층민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포기한 절망 계층을 의미한다. 이번 통계에서 '자녀의 지위가 자신보다 나아질 것 같으냐'는 희망적 질문에 대해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2009년 48.4%에서 올해 41.7%로 6.7%나 낮아졌다. 10명 중 6명꼴로 아무리 노력해도 본인은 물론 자녀들도 신분상승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회는 분명 불행한 사회다.

1980년대만 해도 객관적 기준에 미달하면서도 '나도 중산층'이란 사람들이 많았다. 바로 '심리적 중산층'들로 허리띠 졸라매고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런 희망을 잃고 있는 것이다.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가 없어서, 힘들게 저축해도 내 집 장만은커녕 전셋집 마련도 어려워서다.

이번 통계에서 지역민들이 스스로 하층민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소득은 줄고 빚은 늘어나니 불만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빈부 격차가 벌어지면 하층민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지역민의 깊어진 좌절감을 달래고 희망을 틔우기 위한 자치단체와 정치권의 구체적 정책이 나와야 한다. 복지도 확대하는 한편으로 알찬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장기적으로 서비스 산업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일자리에 숨통을 틔울 수 있다. 국회는 과감한 복지예산 배분을 통해 정부의 친서민 정책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의 대전환이 시급하다. 서울과 대기업, 부자 중심의 정책으로는 지역별 기업별 계층별 격차를 심화시킬 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시 숙원 안산국방산단 본궤도 오르나
  2. [건강]감기로 오해하면 큰일! 급증하는 폐렴, 예방접종이 최선
  3. 라이온켐텍-태경그룹, 매각 잔금일 연기 공시
  4. [사설] 대통령실 세종 이전론 ‘환영’할 일이다
  5. 학생 2~3명뿐인 의대 강의실…"4월 되기 전에 학사 정상화 해야"
  1. 대전 초교 가정통신문 논란에 학부모들 "책임회피 급급 씁쓸하고 실망"
  2. 대전교육청, 2차년도 대전교육발전특구 계획 본격화
  3. 김동수 유성구의장, 지역경제 활성화 공로 인정받아
  4. [사설] 내년 의대 정원 동결, 의료계 화답해야
  5. 대전 동부·둔산·대덕경찰서장 교체

헤드라인 뉴스


범죄피해 벗어나려 `유령 노숙`… 대전 여성 노숙인 관리·지원 절실

범죄피해 벗어나려 '유령 노숙'… 대전 여성 노숙인 관리·지원 절실

거리 노숙인이라는 사회적 약자, 그중에서 각종 범죄에 취약한 여성 노숙인만을 위한 맞춤형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노숙인들은 사회적 보호가 부족한 상태에서 눈에 띄지 않게 숨어서 거리생활을 하다 보니 통계조차 잡히지 않고 그나마 복지시설조차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10일 대전시노숙인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현재 지역에 추산되는 거리 노숙인은 40~45명에 달해 그 중 여성노숙인은 4~5명으로 10% 정도로 집계된다. 대전노숙인지원센터는 하루 4회 이상의 거리와 하천변에서 아웃리치 활동과 민원접수 그리고 주..

증시 오름세 탄 충청권 상장법인…전달 대비 시총 2.3% 증가
증시 오름세 탄 충청권 상장법인…전달 대비 시총 2.3% 증가

충청권 상장법인의 증시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2월 한 달간 기계·장비업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행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지역 기업들의 지난 한 달 동안 증가한 시가총액은 3조 1430억 원에 달한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10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2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42조 65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39조 5165억 원)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업이 호조를 보였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젬백스 전진건설로봇 등의..

심우정 "적법절차 따라 소신껏 결정" 사퇴요구 일축
심우정 "적법절차 따라 소신껏 결정" 사퇴요구 일축

심우정 검찰총장은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된 것에 즉시항고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적법절차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일각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심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수사팀과 대검 부장회의 등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적법절차 원칙에 따라 소신껏 결정을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야당의 탄핵추진 경고에 대해선 "그게 사퇴 또는 탄핵 사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탄핵은 국회의 권한인 만큼 앞으로 절차가 진행된다면 그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즉시 항고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봄이 왔나봄’ ‘봄이 왔나봄’

  • 의대생들의 복귀는 ‘언제쯤’ 의대생들의 복귀는 ‘언제쯤’

  • 공유재산 무단점유 시설에 대한 행정대집행 공유재산 무단점유 시설에 대한 행정대집행

  • ‘즐거운 봄 나들이’ ‘즐거운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