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열린 192회 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청양군의회는 상임위별 예비심사와 예결특위의 심의를 거친 전체 2567억원 규모의 내년도 청양군 예산(일반회계 2285억원, 특별회계 131억원, 기금 151억원)을 확정했다.
이자리에서 군의회는 내년 전체 예산 2567억여원의 2.90%에 해당하는 74억4610만여원을 삭감해 예비비로 돌렸다. 이번 군 예산의 삭감은 군의회 개원 이래 최대 규모다. 이는 충남도의회가 내년 충남도 예산 4조9155억원 중 42억7000만원 0.086%의 삭감률을 비롯 2조5089억원인 도교육청 예산 중 14억2500만원 0.056%의 삭감과 비교하면 삭감률이 무려 33~50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전체 삭감건수도 150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분과위별로는 총무위원회(위원장 김명숙)가 108건(삭감액 31억9163만여원),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이기성) 42건(42억5447만여원)이다.
삭감된 예산중에는 농업부문 예산이 35억600만원(46.8%)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문화 및 관광부문 14억2700만원(19.0%), 일반공공행정부문 9억2100만원(12.3%) 순으로 '칼질'을 당했다.
군내 186개 경로당 이용 노인들의 편의를 위한 도우미 배치 인건비와 부대비 9720만원, 서부장애인복지관청양분관 시설비 및 부대비 3억216만원이 전액 삭감되는 등 6억1600만원이란 사회복지예산도 포함돼 주민복지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다는 여론이다.
또한 군청 구내식당의 인부임금이 50%나 잘렸으며 식재료비는 전액 삭감돼 내년 1월부터 식당의 운영조차 불투명하다. 이에 구내식당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하급직공무원들의 불만은 물론 이곳에서 끼니를 때우던 20여명의 불우이웃들마저 추운겨울에 굶지나 않을까 걱정하고는 한숨과 함께 과도한 삼각을 단행한 의회를 비난하고 있다.
삭감조서에서 군의회는 불요불급한 예산이나 사업비의 과다편성, 중복 계상, 효과미흡, 사업선정의 불합리성 등을 삭감이유로 내세웠다.
의회의 예산삭감 규모가 도를 넘어선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의회가 주민에게 도움을 주기는 커녕 주민을 어러움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의회에 화살을 돌렸다.
주민 K(62)씨는 “선거 때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표를 구걸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노인들을 위해 세운 예산마저 난도질하느냐”고 분개했다.
군의 한 공무원은 “군민의 복지증진에 쓰여야 할 예산이 그만큼 사장됨으로써 그로 인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클 것”이라며 “의회의 집행부 길들이기가 결국 주민들의 살림살이까지 주름지게 만드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청양=이봉규 기자 nic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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