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구호가 더 높아지는 요즘, 연말연시라 더 바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성사랑회' 김옥현(60)회장은 “봉사는 늘 하고 있기에 연말연시라는 이유로 더 바쁘지는 않다”고 말한다. 우문에 현답이다.
▲ 아내 덕분에 봉사활동도 잘 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김옥현 회장. 김 회장의 사무실 바로 옆에 위치한 미용실을 운영 중인 그의 아내는 통장일을 맡아하면서 독거노인들을 돌보는 데 힘쓰고 있다. |
하지만 고민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마음을 다잡기 위해 아내와 함께 어딘가를 찾아갔는데 그 곳은 다름 아닌 금산의 '장애우 평등학교'.
겨울인데도 난방조차 되지 않는 마루바닥에서 장애인들이 지내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시련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걸 느낀 후 김 회장 부부는 용기를 잃지 말고 늘 감사하며 살자고 다짐했고 봉사인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후 김 회장은 돈이 생기면 돈으로, 돈이 없으면 몸 쓰는 일을 하면서 '장애우평등학교'를 도왔다. 미용기술을 갖고 있던 아내가 작은 점포를 마련해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김 회장 가정의 형편도 조금씩 나아졌는데, 비록 경제적으로 풍족하진 않았지만 가족들 모두가 짬을 내 봉사를 하고 오면 마음만은 한결 부자가 된 것 같았다고.
“사심 없이 좋은 일을 해서 그런지 얼마 후 공사를 따게 됐습니다. 장애인특수학교의 창호공사였는데, 그 일을 하면서 저희도 형편이 좀 나아졌고 은행 융자 끼고 산 거지만 아무튼 2002년에는 2층짜리 건물의 주인도 됐습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죠.”
젊었을 때부터 수맥과 풍수지리, 기(氣)수련에 관심이 많아 수맥학회 대전지부장을 지내기도 했던 김 회장은 엉터리 수맥차단 제품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걸 막기 위해 돈이 들지 않는 수맥파·전자파 차단법을 연구, 보급하고자 홈페이지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이 홈페이지를 통해 활동하던 회원 가운데 김 회장의 봉사활동을 알게 된 이들은 십시일반 후원금을 모았고, 점점 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눠줄 수 있었다고.
무의탁노인무료급식소, 장애아동보호센터를 비롯해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 후원도 하고 있는 김 회장은 3년 전 봉사활동에 뜻을 같이하는 40여명을 모아 '유성사랑회'라는 봉사모임을 만들어 보다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아내가 동네 통장일을 맡아 하면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독거노인들을 직접 만나서 쌀도 나눠 드리고 있고 장수사진 찍어드리는 봉사활동에서는 아내가 미용봉사를 하고 있다”면서 자신보다는 아내가 더 대단하다고 말하는 김 회장.
유성뿐 아니라 대전의 전 지역을 아우르는 봉사모임을 위해 '유성사랑회'를 해체하고 '대전사랑회'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나눔을 실천하는 삶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기자
● ‘유성사랑회’ 김옥현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사업에 실패한 후,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기로 마음 먹고 장애인시설 후원을 시작, 십여년간 금산의 ‘장애우평등학교’를 후원하고 있다.
‘수맥학회’ 대전지부장을 지낸 바 있으며 수맥과 풍수, 기수련 관련 학회인 ‘대한학회’를 운영, 학회 회원들을 통해 불우이웃을 위한 후원금을 모금하면서 도솔무의탁노인무료급식소, 장애아동보호센터인 ‘푸른초장’ 등 10여개 시설에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2009년 봉사모임 ‘유성사랑회’를 만들어 복지시설은 물론이고,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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