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예측한 올 겨울 전력수급은 충격에 가깝다. 겨울철 내내 예비전력이 안정선 400만㎾를 밑돌 것이라고 한다. 특히 강추위가 예상되는 내년 1월 2~3주 동안에는 예비전력이 53만㎾ 아래로 낮아져 전력예비율이 1% 미만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겨울 기온이 영하 15.1℃ 이하로 내려가면,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양어장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피해를 낸 '9·15 정전대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혹한기의 대정전은 사람은 물론 통신 금융 교통 국방 등 전 분야에 걸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정전대란의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전력 과소비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지난 15일 대전시청과 구청 단속반이 백화점과 대형 사무실 등을 점검했더니 난방온도는 잘 지켜지고 있었지만, 꺼야 하는 네온사인을 그대로 켜놓은 곳이 많았다고 한다. 대전시내 일부 상가에선 온풍기가 펑펑 돌아가는 게 목격되기도 했다. 이래선 안 된다. 10% 절전 운동에 시민 모두가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일부 중소기업 등에선 강제 절전 조치에 우려를 하고 있다고 한다. 갑작스런 절전 조치는 생산과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긴다는 항변이다. 나름대로 사정은 있을 것이다. 정부 대책은 달리 마땅한 대안이 없는 데서 나온 불가피한 조치로 이해된다.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공급은 하루아침에 확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때까진 인위적 수요감축 노력이 유일한 대안이다. 시민들이 내의 입기 등 자발적으로 전기 절약에 동참하는 모습은 보기에 좋다.
자치단체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전력당국도 안정적 전력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원전이 멈추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재발돼서는 안 될 것이다. 시민 협조도 필요하지만 발전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만이 전력 대란의 해법임을 강조해둔다. 해마다 피크타임을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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