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은 지난 8일 오후 2시 30분부터 부여읍 관북리 발굴현장에서 고고학계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사비왕궁 추정대상지 발굴조사와 관련해 자문위원회를 겸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사진>
현장설명회에서 발굴조사의 성과로는 부여읍 관북리 일대 부소산 남측 지점인 남북대로의 동측구와 하부에서 대규모 치수(治水)시설인 암거(暗渠)를 비롯해 남북대로를 가로막고 설치된 동-서 건물지와 대지를 조성한 성토층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북대로를 가로막는 동-서 방향의 백제시대 건물지는 남북의 폭이 9.3m, 현존 동서의 길이가 7.5m로 이곳에서는 낙수받이용 집와(集瓦) 시설, 기와가 채워진 배수시설, 기단 등이 함께 발굴됨에 따라 동서로 길게 뻗은 회랑형 건물이 위치했거나 문지(問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사비왕궁 추정대상지에 대한 발굴조사는 1982~2008년까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를 비롯한 외부 발굴전문기관에 의해 수차례에 걸쳐 실시된 가운데 조경용 연못, 방형의 도로망, 대형전각건물지, 창고, 공방지 등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종관 고도문화사업소장은 “이번 발굴조사의 성과로 백제시대 남북대로의 동측구, 남북대로 이전의 대형 암거시설, 동서 방향의 건물지 등이 확인됨에 따라 사비왕궁 및 도성의 면모와 구조를 파악하는데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내년 1월말까지 부여읍 관북리 92번지 등 이 일대 13필지 3600㎡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사비왕궁 추정대상지 발굴조사 현장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기 위해 '사비왕궁 길거리 박물관'을 설치할 예정으로 있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여=여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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