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선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충남지사장 |
주택연금은 일반적인 금융상품과 그 성격을 달리한다. 예를 들어 여유자금이 있는 소비자가 예금에 가입하는 경우에는 인터넷을 뒤지거나 은행을 방문해서 쉽게 예금상품을 찾아낼 수 있는 반면, 주택연금의 경우는 노년층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예금상품을 쇼핑하듯이 의사결정을 속전속결로 완료하기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상담과정을 거치면서 노년층 스스로 주택을 담보로 평생 연금을 지급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고, 가족 구성원들의 후원도 합해질 때 가입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2007년 이후 기존 가입자들의 이용사례는 주택연금이용의향자들의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에서는 주로 기존에 주택연금에 가입하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명예홍보대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주택연금에 가입하시고 또 기꺼이 자신이 실제 경험한 사례를 주위의 지인들에게 알려주시겠다는 어르신들을 뵈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품게 된다.
그런데 실제 명예홍보대사를 위촉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명예홍보대사라는 용어가 의외로 꼭 좋은 이미지만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명예홍보대사 역할을 맡아주실 것을 부탁드리면 흔쾌히 수락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후자의 경우는 두 가지의 경우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홍보활동 자체를 주저하시는 경우고, 두 번째는 주위의 친지나 지인들에게 주택연금을 홍보할 의사는 충분히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벤트 성격의 각종 행사에서 연예인들처럼 사진 찍고 들러리를 서는 역할은 사양하겠다는 경우다.
그러고 보면 명예홍보대사란 제도가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경우에 운영되고 있는데, 필자는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유명 연예인들이 등장해서 그들의 실제 삶과는 아무런 상관성이 없는 단체나 기구를 일시적으로 홍보하는데 동원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어떠한 제도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유명인을 명예홍보대사로 모시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지역단위로 운영되는 주택연금 명예홍보대사의 경우는 그 실질적인 역할이 특별한 행사를 매개체로 해 제도를 알리는 것 보다는 일상 속에서 주택연금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유명인의 경우와 차별화된 운영방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가질 수 있는 명예홍보대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고려하여 명예홍보대사를 위촉할 때 유명 연예인과 유사한 형태의 홍보활동은 전혀 하실 필요가 없고 그저 주위 분들에게 주택연금 이용 경험을 생활 속에서 알려주시면 그 역할을 충분히 하시는 거라고 정중하게 말씀을 드린다. 그러면 어르신들께서도 명예홍보대사직 수락으로 화답하시곤 한다.
단순히 이벤트 성격의 홍보활동이라면 아이돌 스타를 등장시키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홍보효과가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느냐는 그 홍보활동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얼마만큼 명예홍보대사의 진정성 또는 홍보활동 성격과의 합치성을 느끼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주택연금 명예홍보대사의 생활 속에서의 홍보활동은 그 어떤 연예인이 등장하는 경우보다도 큰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주택연금제도를 통한 지역 노년층의 생활안정을 위한 공공 금융지원의 확산 속도는 기존 이용자와 주택연금 명예홍보대사의 역할에 의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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