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금의 서산 고파도어촌계장 |
작금의 가로림 조력발전소 건설 여부를 두고 서산지역의 찬반여론의 모습을 보면 마치 미국과의 FTA 비준문제를 두고 국회에서 여야가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야당측에서 반대하는 모습이 매일 톱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반대로 여당이나 정부에서는 국민의 60% 이상이 한·미 FTA를 찬성하고 있으나 일부 반대의 목소리에 가려져 국가의 경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가로림조력은 한·미 FTA와 닮은꼴이다.
가로림조력에 대한 두가지 생각이 있다. 가로림조력 건설에 따라 환경보존을 우선시하는 환경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등은 천혜의 갯벌을 영원히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자고 주장하고 있다. 한 번 훼손된 환경은 영원히 복구가 불가능하며 희귀종인 잔점박이 물범의 서식지가 파괴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조력발전을 찬성하는 측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는 한 지역,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문제로 지금부터 준비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농어촌 젊은이의 이탈로 60세 노인이 청년노릇을 하고 있는 농·어촌 지역의 형편상 1차 산업에서 탈피하여 1차·3차 산업을 동시에 살려서 관광산업 및 휴양레저 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함으로써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도롱뇽은 살아 있다. 우리는 과거 환경에 대한 문제로 사회적 갈등을 겪은 사례를 기억할 수 있다. '도롱뇽 소송'이 바로 그것이다. 도롱뇽 소송은 2003년 10월 지율 스님과 환경단체가 “원효터널이 뚫리면 천성산 일대 늪, 계곡이 말라 도롱뇽이 서식지를 잃게 된다”며 소송을 냈고 2006년 6월 대법원의 각하 결정이 난 사건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중앙일보의 기사를 보면 원효터널이 뚫리고 KTX 열차가 하루 60여 회 달리고 있지만 대성늪에는 도롱뇽이 한가롭게 헤엄치며 산개구리, 참개구리 및 1급수에만 산다는 가재까지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로 조사됐다고 보도 되었다.
이러한 사례가 시사하는 점은 크다. 모든 개발사업에서 환경에 대한 영향을 무시할 수 없지만 맹목적인 반대 또한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회적 복지와 삶의 윤택함을 위한 각종 개발사업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중요한 점은 개발에 따른 환경적 영향을 얼마나 최소화 하면서 개발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반대의 역사를 극복한 교훈도 있다. 우리는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상황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당시 당장의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긴 안목으로 세계의 흐름을 읽고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깨우쳐 주었다.
모두가 불가능하고 시기상조라고 건설을 반대했으나, 강한 반대여론 속에서도 30년, 50년 뒤의 미래를 내다보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냈다. 나는 현재의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대한 우리의 입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후변화로 인해 위험에 처한 우리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내에 화석연료 위주의 에너지 체계를 신재생에너지로 개편해야 한다고 한다.
단순히 '불가능 할거야' '우리지역만은 안돼'라는 현실 안주위주의 판단을 극복하고, 가로림조력을 찬성하는 대부분의 침묵하는 주민들의 입장도 존중하여 추진한다면 조력발전소는 제2의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결과를 우리에게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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