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수근린공원 토지주 개발 정당”

  • 전국
  • 천안시

“청수근린공원 토지주 개발 정당”

천안시, 골프연습장 소송서 패소… 관련 소송 잇따를 듯

  • 승인 2011-12-08 15:04
  • 신문게재 2011-12-09 15면
  • 천안=맹창호 기자천안=맹창호 기자
천안시가 공원으로 지정하고도 수십 년째 방치되는 근린공원에 대해 토지주에 의한 체육시설 개발이 법원으로부터 허용되면서 관련소송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천안시는 청수근린공원에 도시계획시설(골프연습장) 시행자 지정을 요구하는 원모(여·45)씨와의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관련 비용 192만원을 지급한다고 8일 밝혔다.

소송의 발단은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는 청수동 수도산 일원 26만㎡를 도시 근린공원으로 지정했다.

이어 2009년 면적을 24만330㎡로 줄이고 골프연습장, 눈썰매장, 수영장, 복합스포츠센터 등을 설치하는 도시계획을 수립했었다.

하지만, 도시계획시설은 수립 이후 40년이 넘도록 시행되지 않으면서 개발이 제한된 가운데 보상마저 미뤄와 토지주들은 재산권 행사를 제대로 해오지 못했다.

더욱이 청수공원 인근에 시와 LH가 최근 청수택지를 조성하면서 개발에 따라 주변 지가가 폭등하자 공원 내 토지주들의 개발요구가 이어졌지만, 시의 재정부족으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소송을 제기한 원씨는 2005년과 2007년 경매와 매매를 통해 공원용지 2만9382㎡를 취득해 이 가운데 1만9931㎡에 대해 골프연습장 등으로 사용하겠다며 개발허가를 냈지만, 불허처분을 받았다.

원씨는 “공원계획상 예정된 부지인데도 개인이란 이유로 개발을 허락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충남도에 행정심판을 제기했다가 패소하자 대전지방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했다.

대전지법 행정부(부장판사 최병준)는 판결문을 통해 “행정계획을 입안 결정함에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다면 재량권의 일탈 남용으로 위법하다”며 “시가 조성하려는 청수공원 내용과 토지주가 추진하려는 골프연습장의 내용이 서로 다르지 않는데도 이를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권익위원회도 원씨의 민원에 대해 “40년 넘도록 도시계획시설을 시행하지 않아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천안시가 도시계획시설결정을 해제하거나 2012년 6월 1일까지 매수 보상하도록 시정 권고했었다.

따라서 청수공원 또는 천안지역 근린공원 가운데 도시계획시설이 결정된 지역의 토지주들이 토지보상 대신 개별적인 개발을 신청해도 시는 더는 이를 막을 수 없게 됐다.

특히 천안시가 공시지가로만 1조 원에 달하는 공원부지 보상을 위한 재원마련과 토지매입·수용, 착공·준공, 개원 등에 관한 구체적 사업실시계획을 제시하지 못해 같은 소송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시 관계자는 “청수, 일봉, 봉서산 등 도심지 근린공원에 대한 개발압력이 거세지지만 1조원대의 보상대책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특별법 등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3.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4.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