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권한 강화 '일하는 의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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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권한 강화 '일하는 의회'로

인사권 독립 등 제도적 보완 필요… 권력남용 견제 동반돼야

  • 승인 2011-12-07 18:11
  • 신문게재 2011-12-08 3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부활 20년, 흔들리는 지방의회 해법 없나] - 4. 의회제도 개선 방향

1. 총괄
2. 끊이지 않는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3. 유급제, 취지 살리고 있나
5. 전문가 제언

'강한 단체장, 약한 의회'는 부활 20년을 맞는 지방자치의 가장 큰 한계이자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결국 지방의회의 역할과 기능, 위상을 강화하지 않고는 지방자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지방의원들의 자질과 역량 문제도 결부돼 있지만 제도적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제도 개선을 통해 실질적으로 '일하는 의회', '일할 수 있는 의회'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지방의회의 핵심적 역할은 집행부에 대한 감시·견제와 입법·정책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방의회도 기능과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좌관제 도입과 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이다. 이 가운데 인사권 독립은 집행부를 감시·견제해야 할 의회 사무처 직원들의 인사권을 단체장이 가지는 모순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보좌관제 도입에 대해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많다. 때문에 의회 인사권 독립과 함께 정책 기능을 보좌할 입법정책실의 인력과 기능을 확충하거나 공동 보좌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요구할 필요성이 있다.

정당공천제의 문제점도 지적된다. 기초의회는 직접적으로 정당공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지방의회가 중앙정치에 예속돼 같은 당 소속 단체장의 눈치를 보거나 반대로 정당 소속이 다른 단체장의 추진 정책을 일일이 발목잡듯 걸고 넘어지는 상황이 지속되고, 정당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그 필요성도 인정된다. 하지만 의회민주주의가 정당정치에 근간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신중론도 제기된다. 현 제도의 유지를 전제로 할 때 정당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대안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 정당이 지방의원의 공천 과정에서부터 자질과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의정활동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해진 윤리강령 등에 따라 즉각적인 제재조치를 가하는 등 공천에 따른 사후 책임성을 강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의결권의 확대와 상시 감사제도 및 인사청문회 도입 등도 지방의회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실제 일부 지방의회에서는 집행부 견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의회 의결사항을 확대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는 각종 업무 협약이나 산하 재단법인의 임원 임명, 공유재산을 이용한 민자유치사업 또는 임대계약 등이 포함돼 있는데, 그 범위에 관한 법적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일부는 대법원 판결까지 거쳐 조례를 시행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더불어 연례행사로 겉핥기 처럼 끝나는 경우가 많은 집행부 감사를 필요시 상시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인사권을 견제할 수 있는 청문회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이러한 제도적 개선 또는 보완을 통해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동시에 의회 권력의 남용을 막을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그 주체는 결국 주민이 될 수 밖에 없다. 한번 뽑아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정 활동을 주민들이 직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감시 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문제를 야기한 경우 주민들의 직접적인 제재가 가능하도록 주민소환제도의 시행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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