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철웅 대전우리병원 대표원장 |
원외측 척추질환의 주요한 증상은 허리 통증을 동반한 하지 통증이다. 걷는 것도 어려울 수 있으며 감각 저하는 물론이고 심할 때는 마비가 온다. 원외측 추간판 탈출증과 신경공 협착증은 신경의 예민한 부위인 신경절이 주로 압박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디스크 통증보다 통증 강도가 훨씬 심한 경우가 많다.
특히 나이가 많은 환자의 경우 하지 통증은 있으나 신경관 내에 특별한 압박 부위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원외측 척추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불과 몇 십년 전만해도 원외측 척추질환은 전체 척추질환 중 5% 미만에 불과했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을 예로 들면 신경관 내 발생 비율은 80%, 원외측 발생 비율은 20% 정도로 추정된다.
척추관 협착증이 척추 가운데 큰 신경줄기를 둘러싼 인대와 뼈 등이 비후되어 중심 신경을 압박해서 증상을 일으킨다면 신경공 협착증은 신경이 척추에서 말단으로 뻗어나가는 통로가 좁아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이 눕거나 걷는 자세에서도 통증이 느껴지는 반면 신경공 협착증은 오래 앉는 자세나 무거운 짐을 드는 등 허리에 무게가 실리게 되면 엉덩이나 다리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한 척추관 중심성 협착증은 허리를 구부리거나 앉으면 통증이 호전되는 등 자세에 따른 증상변화가 있지만 신경공 협착증은 자세에 따른 증상 변화는 대개 없다.
이런 질환의 치료가 시작된 결정적인 계기는 진단 기술의 발달 덕분이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척추의 입체 영상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MRI는 기존의 컴퓨터단층촬영(CT)에 비해 해상도가 뛰어나므로 세부조직을 더 정확히 볼 수 있다. 최근 척추 단면뿐만 아니라 측면, 사선면(반관상면)으로도 촬영해 신경가지에서 신경말단 뿐만 아니라 신경이 나가는 길까지 모두 확인하고 진단한다.
진단이 정확하면 치료도 그만큼 간단해진다. 일반적인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치료와 마찬가지로 내시경이나 현미경을 이용해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를 제거하거나 뼈들을 제거해 신경공을 넓혀 주는 수술을 하면 된다. 협착이 심하게 진행돼 척추 뼈 사이의 간격이 많이 좁아졌다면 인공디스크를 이용해 뼈 사이의 간격을 복원하고 신경이 지나는 길을 확장시키는 척추유합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원외측을 비롯한 척추질환은 경미한 손상이라도 방치하면 주변 근육과 인대가 함께 손상돼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당장은 통증이 사라질 수 있지만 언젠가 증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원인을 모른다거나 수술하는 것이 두렵다고 해서 척추질환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신경공 협착증은 척추관 협착증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마다 치료방법이나 노하우가 모두 다르다. 따라서 담당의와 신중한 상의를 한 후 치료방법을 결정하고 처방에 따라 꾸준한 치료와 운동이 병행되어야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