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훈]12월, 한 해를 되돌아보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조영훈]12월, 한 해를 되돌아보며

[NGO소리]조영훈 전 CBS상무, 중문노인복지센터장

  • 승인 2011-12-07 14:15
  • 신문게재 2011-12-08 20면
  • 조영훈 전 CBS상무조영훈 전 CBS상무
▲ 조영훈 전 CBS상무, 중문노인복지센터장
▲ 조영훈 전 CBS상무, 중문노인복지센터장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다시 왔다. 매년 반복하는 일이지만 시간의 거울 앞에 다시 서서 지나온 1년을 되돌아본다.

올해도 나라 안팎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우리를 놀라게 했고, 때론 슬프게, 때론 기쁘고 감격스럽게 해주었다. 해외에서는 '아랍의 봄'으로 지칭되는 민주화 열기가 튀니지에서 시작하여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로 옮겨가면서 많은 나라들에서 크고 작은 반정부 시위가 있었고, 몇몇 국가에서는 정권교체를 이루어내는 성과도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또 유럽의 금융위기가 진정되지 않고 여러 나라로 확산되고 있고, 해결 전망도 밝지 않아 세계경제는 휘청거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국가는 국가부도를 염려해야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옥스퍼드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squeezed middle'(쥐어 짜인 중산층)로 꼽기도 했다. 심각한 경제위기가 물가상승, 임금동결, 공공지출 삭감 등으로 이어지면서 중산층의 설 자리가 위협받는 어려운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여름철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서울 강남까지 물난리가 나는 피해가 있었고, 10·26 재·보궐선거에서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환멸과 신선한 정치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서울시장선거에서 표출되면서 여·야 후보 모두가 무소속 시민후보에게 완패했다. 이를 계기로 정치권은 쇄신을 노래하고 있지만 국민이 기대하는 만큼의 환골탈태는 아직까지 방향도 잡지 못한 것 같다. 거기에 지난 11월 국회에서의 한·미 FTA 비준안 통과는 수치스런 국내정치의 하이라이트였다. 무조건 통과시켜야 한다는 여당과 무조건 안 된다는 야당이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국회의사당 내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가운데 날치기로 통과되었다. 우리 국회는 국제적 망신과 조롱거리를 만들어내는 3류 정치에서 벗어나질 못하는가 보다. 이 일로 우리 사회는 한·미FTA 찬성세력과 반대세력으로 분열이 커져가고 있고, 나와 생각이 같지 않으면 적으로 인식하는 2분법적 사고방식이 확산되는 안타까움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하면 이런 국내·외 사건들 속에서도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감사해야할 일들이 떠오른다. '아랍의 봄'에서 표출된 민주화의 문제는 우리가 이미 1980년대까지 겪었던 일이고, 이제는 확실하게 국민주권시대를 열었으니 감사해야 할 일이다. 또 세계경제 침체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꾸준한 경제성장을 이루어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하는 놀라운 일을 해냈으니 이 역시 감사해야 할 일이다. 물론 부족하고 불만스런 일들이 왜 없겠는가? 그러나 감사의 조건을 찾아 범사에 감사하려고 노력할 때 행복은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인이자 '밥퍼'로 잘 알려진 최일도목사는 “건강하게 있다면 건강에 대하여, 우정이 깨지지 않았다면 우정에 대하여, 일용할 양식이 있다면 일용할 양식에 대하여, 가족들이 여전하다면 가정의 평안에 대하여 감사하며 축복하는 마음을 갖자”고 말한다.

12월, 이제는 아쉬움과 만족이 교차했던 올해를 배웅하며 새해를 마중할 채비를 해야 한다. 차분하고 진지하게 한 해를 되돌아보자. 후회스런 일들과 불평은 빨리 버리고 새로운 마음과 다짐으로 새해를 맞자. 새해에는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알며, 남의 입장을 먼저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서로 따뜻한 격려의 말들을 건넴으로써 우리 사회에 행복과 사랑이 넘치게 하자. 12월, 한 해를 되돌아보는 그 시간이 있기에 12월을 사랑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