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막막한데 질병까지… 지워지지 않는 '검은재앙'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보상 막막한데 질병까지… 지워지지 않는 '검은재앙'

일부지역 기름흔적 여전… 천식 등 건강악화도

  • 승인 2011-12-06 17:37
  • 신문게재 2011-12-07 1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유류사고 4년 태안은 아직도 아프다] - 1.아물지 않은 상처

2. 지지부진한 배·보상
3. 정부와 삼성, 책임있는 자세 절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007년 12월 7일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예인선단이 충돌하면서 유조선에 실려 있던 원유 1만2547㎘가 쏟아진 뒤 지난 시간이다. 그동안 눈에 보이는 피해는 사라졌지만 주민들은 당시의 악몽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피해보상, 건강 악화 등이 주민을 괴롭히고 있다. 그동안 진행 상황과 해결 과제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사상 최악의 유류유출 사고로 회복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태안 앞바다는 전 국민의 관심 속에 빠르게 회복됐지만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있다. 사고후 태안지역에는 해안 70.1㎞와 해수욕장 15곳, 섬 지역 23곳에 자원봉사자 123만명을 포함해 207만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방제작업에 나서 10개월만에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또 생태계에 끼친 피해 회복을 위해 태안군 등 서해안 12개 시·군이 특별해양환경 복원지역으로 지정, 고시된데다 지난해부터 2019년까지 모두 4786억원이 투입되는 생태계 복원 프로그램이 가동되면서 피해의 흔적을 지워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한번 생긴 기름 자국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람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일부 섬 지역에는 여전히 기름 흔적이 남아있다.

유류유출 사고 후 생태계 변화 등을 연구하고 있는 이승화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9월 조사 결과 작년보다 눈에 띄는 기름은 줄어들었지만 태안 신두리사구와 마주보는 의항리 갯벌이나 가의도 일부 지역 등은 기름 자국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류유출 사고로 생태계가 변하면서 우점종(파래 등)이 갑자기 늘어나는 등 생태계가 아직 안정화된 것은 아니다”라며 “환경오염 상태 등 연구 결과를 내년 상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처는 마을 주민에게 더욱 깊게 새겨졌다. 수입원 감소로 인한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장시간 기름에 노출돼 건강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이미 주민 생활안정을 위한 긴급 생계안정자금 607억원과 피해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183억 투입되는 등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주민 피해를 메우기에는 부족했다.

여기에다 주민 피해배상이 청구된 2조652억1400만원 가운데 배상금이 지급된 것은 1420억2300만원에 그치는 등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펀드)과 정부의 배·보상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주민불만은 쌓여만 가고 있다.

여기에다 주민 건강 상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환경 변화에 취약한 어린이와 노인 등의 건강에 기름 유출이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태안환경보건센터 관계자는 “피해주민들의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조사하고 있는데 기름유출로 인한 어린이 천식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피해지역 주민 등 기름에 오래 노출된 사람의 건강에 이상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