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길]양 본부장의 반론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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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길]양 본부장의 반론에 부쳐

[기고]정용길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

  • 승인 2011-12-06 14:05
  • 신문게재 2011-12-07 20면
  •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정용길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
▲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
▲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의 12월 2일자 기고문 '염 시장, 요즘 왜 이러나?'에 대해 반론이 제기되었다. 대단히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필자는 염 시장의 리더십을 지적한 것인데 과학기술특화산업추진본부장이라는 사람이 반론을 제기하였다. 물론 본부장과 관련된 직무에 국한해서는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산하기관장 인사의 전반적인 부분과 도시철도 2호선 문제에 이르기까지 거론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본부장의 직무 범위가 그렇게 포괄적인지 묻고 싶다. 염 시장이 이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반론을 제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양 본부장의 반론에 대해 재반론 하고자 한다.

문화산업진흥원장의 경우에 양 본부장이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 적임자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고 했다. 가상한 일이다. 그렇게 본부장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영입 노력을 기울였는데 칭찬 대신에 이에 대한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으니 답답하고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신임 원장이 그 자리에 적합한 능력과 역량을 갖추었는지 거론하고 싶지 않다. 개인의 명예도 있고 주관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임 원장은 5일 근무시간 중에서 드라마 출연을 위해 공식적으로 하루를 비워야 하는 상황이다. 업무의 시작부터 풀타임으로 근무할 수 없는 사람을 임명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 하루라는 시간은 근무시간의 20%로서 결코 작지 않다. 그러면서 전임자에 비해 20% 이상 높은 연봉을 제공하는 파격적 대우를 하는 것에 대해 공감을 표명하는 대전 시민들이 얼마나 될까? 관사 제공을 당연하다고 강변하는 것도 구시대적인 사고다.

드라마를 촬영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 시간을 내는 것으로 해결될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대사를 외우고 연기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시간의 상당 부분을 그 일로 고민하고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그런 모습이 연기자로서 올바른 자세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영되는 드라마 속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원장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와 비판을 제기한 것이 잘못이란 말인가?

도시철도 2호선 문제는 양 본부장이 나서서 말할 문제가 아니지만 거론하였기 때문에 언급하고자 한다. 시민들 사이에 합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허겁지접 예타 신청을 하였고, 시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모든 문제는 민관정위원회에서 다룰 것이라 약속했다. 그러면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 필자의 지적인데 그것이 무슨 문제라는 말인가? 예타 신청 이후에 그 내용을 바꿀 수 있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신청 내용의 중대한 변화가 있는 경우에는 민관정위원회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 민관정위원회를 허수아비로 만드는 일방적 행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와 같이 쉽게 기종과 건설방식을 변경할 거면 그동안의 용역과 전문가 토론은 무슨 의미가 있었다는 것인가? 또한 중차대한 잘못이 있으면 시장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지 부하 직원에게 떠넘기는 비겁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양 본부장의 태도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과 다른 내용에 근거해 반복적으로 특정인이나 특정기관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 달라는 매우 오만하고 무례한 요구다. 양 본부장이 특정인과 특정기관의 대변인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특정인과 특정기관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나 공직자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허용되어야 하며 누구든지 비판할 권리가 있다. 그런 면에서 대전시와 대전시장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만일 그것을 부정하고 불편하게 생각한다면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며, 올바른 공직자의 모습이 아니다.

산하기관장 인사와 도시철도 2호선 문제에 대한 필자의 지적은 모두 일의 처리과정과 관련된 것이다.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이 그 자리에 적합한지는 주관적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예타 신청 이후에 상황의 변화가 생기면 신청 내용을 변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풀타임으로 근무할 수 없는 인사를 원장으로 임명하거나 시장이 한 약속을 스스로 지키지 않는 행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의 내용 못지않게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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