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지금은 '스마트 원조'의 시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영민]지금은 '스마트 원조'의 시대

[수요광장]김영민 특허청 차장

  • 승인 2011-12-06 14:03
  • 신문게재 2011-12-07 21면
  • 김영민 특허청 차장김영민 특허청 차장
▲ 김영민 특허청 차장
▲ 김영민 특허청 차장
개발원조 분야의 세계 최대 회의인 세계개발원조총회 제4차 회의가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부산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의 핵심주제는 후진국을 지원하는데 있어 기존의 '원조효과성'의 개념을 넘어서 '개발효과성'의 개념이 대두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단지 원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해줄 수 있는가를 넘어서서 이러한 지원이 수원국의 개발과 역량강화로 이어지고, 또한 지속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가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 이번 회의에 참가한 주요 인사들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유일한 성공 사례로서, 한국이 경제개발의 성공 경험과 교훈을 개도국에 전파해 나가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동번영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것임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간 공적원조액은 약 1조원 규모이고, 2015년까지 원조규모를 약 3조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에,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소속 선진공여 23개국의 연간 원조규모는 140조원을 넘어선다.

따라서 우리는 국제사회의 원조에 있어 양적으로 큰 기여를 하기에는 아직 어려우며, 질적으로 우수한 원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즉, 스마트한 원조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국 국민들의 실제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추진되고 있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보급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적정기술이란 선진국에서 활용 가치가 많지 않지만 개도국에서는 효용이 큰 기술을 말한다. 적정기술은 누구나 쉽게 배우고 적용할 수 있고 가급적 현지에서 생산하는 재료를 토대로 만들며, 유지 및 보수가 간단한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뜻한다.

특허청은 2009년부터 특허정보를 활용한 적정기술 개발과 보급을 해오고 있다. 특허청이 보유한 1억5000만건의 특허문헌은 그야말로 기술의 보물창고라 할 수 있다. 특히 많은 저개발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기초적 기술들은 특허등록이 되어 있지 않거나, 특허존속기간이 만료돼 자유로이 쓸 수 있는 기술이 많다.

이러한 특허기술을 활용해 특허청은 국제구호개발단체인 굿네이버스(Good Neighbors)와 공동으로 버려지는 사탕수수 껍질을 이용한 숯 제조기술을 아프리카 차드에 제공했고, 비가 와도 무너지지 않는 흙벽돌을 이용한 적정건축기술을 네팔에 제공했으며, 올해는 깨끗한 마실물이 부족해 고통받고 있는 캄보디아 주민들을 위해 개발한 가정용 정수기 보급을 개발완료하여 현재 보급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이번에 캄보디아 주민들을 위해 개발한 가정용 정수기는 음용수와 세척용수 두 가지로 구분돼 정수가 되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정수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정수기 개발에 사용된 기술들이 모두 특허정보 검색을 통해 최적의 기술을 찾아내 그 기술들을 적절히 활용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적정기술은 국내외 개발원조자금을 활용해 저개발국에 무상으로 보급되기도 하지만, 저개발국 현지에 이러한 적정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현지 재원으로 제품을 만들고 판매 및 보급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적정기술은 우리의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현지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그야말로 스마트 원조의 하나의 전형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특허강국이다. 우리의 특허역량을 활용해 지구촌 구석구석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일이야말로 21세기가 원하는 스마트한 원조이며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