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의회' 스스로 위상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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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의회' 스스로 위상 위축

집행부·정당에 휘둘려 권력감시 등 구조적 한계

  • 승인 2011-12-05 18:32
  • 신문게재 2011-12-06 1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부활 20년, 흔들리는 지방의회 해법 없나] -2. 끊이지 않는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1. 총괄
3. 유급제, 취지 살리고 있나
4. 의회제도 개선 방향
5. 전문가 제언

최근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모니터링한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무능한 의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것을 보며 세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지방의회의 현실이다.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주민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근저에는 지방의원들 스스로의 행태와 자질부족, 미약한 의회제도, 주민들의 관심 부족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다.

▲싸움·폭력·고소·고발 난무=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지방의회는 시작부터 여지없이 '싸움판'으로 얼룩졌다. 시작부터 '잿밥'에 먼저 관심을 보이는 의원들 탓에 의장단 선출 과정은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됐다. 일부 의원의 도덕성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대전시의회에서는 모 의원이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본인 소유 부동산을 임대해 시민단체의 반발을 샀고, 충남도의회에서는 모 의원이 자신 소유 건물 일부를 '성매매 업소'에 임대해 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기초의회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일부 기초의회의 경우 일년 내내 소송과 고소·고발에 시달리고 있다. 상호 간의 폭행 주장과 이에 따른 갈등으로 거의 일년을 지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복되는 논란=충남도의회와 유성구의회, 천안시의회 등은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의정비 심의에 관한 재의 요구 등의 조치를 받았다. 논란의 핵심은 이들 의회가 의정비 심의 규정 상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의정비 인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 의회에서는 “여론조사를 하면 지방의원 뿐 아니라 단체장이나 정부부처 장관 또는 고위직 공무원을 막론하고 급여 인사에 찬성하는 여론이 있을 수 있겠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에 앞서 대전 유성구 의회는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이 또한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매번 반복되는 문제다. 이 역시 논란의 본질은 의원들의 해외 연수 자체보다 지방의회가 보여 온 그간의 행태에 대한 불신에서 초래된 측면이 크다.

▲'강한 단체장, 약한 의회'=대전시의회는 최근 '거수기' 논란에 휩싸였다. 의회가 대전시티즌 클럽하우스 건립을 위한 '공유재단관리계획 동의안'을 부동의 처리한지 두 달만에 동일 안건을 긴급 재상정해 통과 시켰기 때문이다.

지방의회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강한 단체장, 약한 의회'로 표현되는 의회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문제다.

지방의회가 민의에 기대기 보다 자신의 공천권을 쥔 지역 국회의원이나 소속 정당에 휘둘리고, 특히 여대야소 국면에서 단체장의 권력을 감시 할 수 없는 의회 구조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다. 여기에는 지방의원 정당공천제를 포함해 다양한 의회제도의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담겨 있다.

결국 의회 스스로의 자정 혹은 자구적 노력과 함께 의회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 없이는 의회 정상화도 요원한 과제일 수 밖에 없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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