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일 과학벨트 핵심 실험시설인 중이온가속기 사업단장에 김선기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선정했다. 중이온가속기사업단은 기초과학연구원 소속으로 김 교수의 임기는 가속기가 완공되는 2017년까지다.
앞서 지난달 25일 교과부는 과학벨트 핵심 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으로 서울대 같은 학과출신인 오세정 한국연구재단 전 이사장을 임명했다.
과학벨트 핵심 사업에 서울대 물리천문학부(물리학전공) 출신 교수들이 각각 임명된 것이다.
이달 중순께 이사회가 소집돼 선임예정인 기초과학연구원 이사장에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출신 교수 M씨 내정설이 돌고 있는 상황.
과학계 일각에선 특정대학 특정학과 출신 교수들이 과학벨트 요직을 장악할 경우, '세계적 수준의 기초연구환경 구축, 기초연구와 비즈니스가 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과학벨트 조성 목적에 상충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물리학에 치중될 경우, 다른 기초과학연구자들에게 소외감만 안겨준다는 것이다.
또한 주요 보직 선임과정에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오세정 원장 선임과정에서 오 원장이 기초과학연구원 설립위원장을 맡아 원장 선임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과 최종 선임 전 청와대에 원장 후보 3배수를 추천하기로 한 당초 원칙을 바꿔 절차의 적절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중이온 가속기 사업단장 선임결과도 일부 중이온가속기 유저그룹들은 의외적인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A대학의 한 교수는 “기초과학 연구자들에게 부푼 희망을 안겨줬던 과학벨트가 특정대 출신 교수들의 장악으로 실망감만 주고 있다”며 “원장 공모과정에서 빚어진 논란에 이어 중이온가속기 사업단장 선정결과도 중이온가속기 유저그룹에서는 조금은 당혹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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