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노상]세계 최고?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금노상]세계 최고?

[문화초대석]금노상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 승인 2011-12-04 13:21
  • 신문게재 2011-12-05 20면
  • 금노상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금노상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 금노상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 금노상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어느 마을에 세 곳의 음식점이 나란히 있었다. 첫 번째 식당은 세계 최고의 식당이라고 선전하고 있고, 또 다른 식당은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식당이라고 선전하고, 세 번째 식당은 우리마을에서 가장 맛있게 하는 식당이라고 했다.

과연 마을 사람들은 어느 음식점을 찾아갈까? 세계 최고의 음식점과 우리나라 최고의 음식점도 같은 마을 안에 있으니 사람들은 당연히 마을에서 제일 맛있는 우리 마을 최고의 음식점에 찾아간다. 이를 통해 경우에 따라 우리는 외적인 것보다 내적이 것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인간생활에 필요한 세 가지 중요한 요소 즉 의식주 중에 음식은 우리의 실생활 환경과 더욱 밀접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예술도 정신적 음식이라고 생각한다면 의식주 중에 식에 포함되어 우리의 문화예술은 우리 마을 즉, 우리가 사는 대전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시민들로부터 최고의 문화예술로서의 인정도 우선 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세계적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누구, 세계적인 소프라노 누구, 세계정상의 지휘자 누구 등.

물론 모두는 아니지만, 국외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연주자 이름 앞에 세계적이라는 말로 포장하여 관객들을 현혹시키곤 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나 종종 있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서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라는 스포츠의 목표가 있다.

그러나 음악은 오히려 더 신중히, 더 낮게, 더 가까이라는 말이 어울릴 수도 있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그러기에 세계최고의 스포츠인은 있어도 세계최고의 음악가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경지에 오른 예술인들은 그들의 예술세계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인정해야 줘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우리나라에 세계정상의 교향악단을 창단하라는 계획이 세워져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기존악단의 4배 이상의 예산으로 추진된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 기존에 있던 국립교향악단을 없애 버리고 국영방송국 소속으로 교향악단을 창단하여 오늘까지 이어 오고 있는 교향악단이다.

막대한 예산투자와 장기적 계획을 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수도 있지만, 필자가 보기엔 좀 무모한 계획이었다고 본다. 세계적인 교향악단이 있는 도시에는 거의 대부분 훌륭한 음악대학이 있다. 거기서 배출된 인재들이 그 도시의 다방면의 문화까지 영향을 주는 인프라가 구축되는 것이다.

이처럼 발전은 장기적으로 많은 것이 함께 병행하며 성장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러한 점에서 대전은 분명히 지리적으로나 인프라 면에서 볼 때 부분적으로 집중 성장시킬 여건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일본의 경우 NHK방송교향악단은 70여 년 전부터 이미 저명한 음악가들을 초청하여 깊이 있는 음악을 단원들에게 체험시켰고, 최고 음향을 자랑하는 음악 홀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 가면 가장 부러운 것이 음악회장의 어쿠스틱 음향(공연장의 자연 음향)이다. 작은 도시에 가도 극장의 음향은 외관보다도 더 철저하고 완벽하다. 무대에서 발생된 음향이 관객에서 전달되는 방향성, 감성 등이 잔향음과 함께 치밀하게 계획되어 건축공학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야말로 세계적이 연주전용 극장들이다.

대전에 콘서트 전용 홀이 하루 빨리 건립되어야하고, 필자는 대전 시민들에게 시립교향악단을 통하여 대전이라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전하고 싶다. 연주전용 연주회장의 음향에 세심한 신경만 쓴다면 대전이라는 우리 마을에서 뿐 아니라 모두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 최고 그리고 세계최고의 콘서트 전용 홀의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