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하얀 정글] 대한민국 병원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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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하얀 정글] 대한민국 병원의 불편한 진실

현직 의사가 만든 내부고발 다큐 감독:송윤희, 다큐멘터리

  • 승인 2011-12-01 20:28
  • 신문게재 2011-12-02 13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하얀 정글'은 “나는 의사로서 이 영화에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것”이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그 다짐대로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들, '30초 진료'를 당연시하는 의사들, 실적 경쟁과 직업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의료진 등 '불편한 의료 현장의 진실'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현직 의사인 송윤희 감독이 “몇 만원이 없어 당뇨 치료를 포기한 채 부풀어 오르는 배를 안고 사는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남편에게 듣고” 기획한 고발 다큐멘터리다.

당연히 단돈 몇 만원이 없어 치료를 포기한 환자들의 이야기가 먼저다. 거액이 드는 골수이식 비용 때문에 삶을 포기하고 가족에게 사망보험금이라도 챙겨주고 싶었다는 사람도 있다. 반면 다른 한 쪽엔 단돈 몇 만원을 더 벌기 위해 '30초 진료'에 열을 올리는 의사들이 있다. 롱테이크로 찍은 장면에서 환자 6명이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시간은 평균 31초. 병원이 의사로 하여금 '장사'를 하게 만든다는 의사들의 부끄러운 고백과 환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있자면 “우리가 봉인가”하는 분노가 치민다. 고가장비 값을 충당하기 위해 '과잉진료'를 권할 수밖에 없었다는 직원의 증언이 그렇다.

국민건강보험이 있는데도 환자들은 왜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것일까. 의사들은 왜 불필요한 과잉진료를 하는 것일까. 영화는 “의료의 공공부담률을 높여 건강보험으로 민간 의료기관을 먹여 살리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들려준다. 국민의 건강은 나라가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재치 있는 그래픽과 자료사진, 풍자적인 내레이션 등으로 상영시간 82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대전아트시네마.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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