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킹 던 part 1'은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청첩장이 벨라와 에드워드의 지인들에게 배달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랜 갈등과 우여곡절 끝에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것. 전 세계 소녀들을 열광시켰던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열어젖혔다.
'브레이킹 던 part 1'은 이야기의 밀도보다 팬들이 기대하는 특정 장면의 연출에 꽤 공을 들인다. 벨라와 에드워드의 결혼식과 허니문은 그 결과물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유명 디자이너 영송 마틴이 참여했다는 결혼식의 테마는 '숲 속의 결혼식'이다. 흰색의 테이블보에 초록색 천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생화 역시 그린과 화이트의 조화로 아름다우면서 풋풋한 커플의 분위기를 한껏 드러낸다.
등 부분이 시스루 처리된 순백의 신부 벨라는 청순하다. 꽃잎이 흩날리는 숲속에서 키스를 나누고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하는 장면들은 소녀라면 한번쯤은 꿈꿔봤을 판타지다.
허니문을 떠나는 낭만의 섬은 지상낙원을 연상시킨다. 실제 연인이 된 롭스틴 커플(로버트-크리스틴 커플의 애칭)이 펼치는 애정신도 농도가 짙어졌다. 은은한 달빛 아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바다에서 키스를 하는 장면은 로맨틱의 절정이다.
결혼식과 허니문이 손발이 오그라들 만큼 달짝지근하게, 조금은 웃기게 그려졌다면 출산 장면은 시각적으로 강렬하다. 원작 소설의 피를 토하는 벨라의 고통이 전해질 만큼 생생하게 묘사한 이 장면은 벨라의 시점에서 그려내는 것으로 수위를 바짝 낮췄다. 그럼에도 끔찍하다.
'브레이킹 던'은 '동이 틀 무렵'이란 사전적 의미처럼 두 사람의 결혼 이후에 펼쳐지는 '새로운 새벽'에 관한 이야기다. 벨라가 한 아이의 엄마로 또 뱀파이어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을 뜻하고, 딸 르네즈미로 인해 늑대족과 뱀파이어족은 물론 뱀파이어족 내부 전쟁이 시작되는 걸 뜻한다.
결혼식과 허니문이 러닝타임의 반을 차지하는 탓에 판타지를 기대하는 관객들은 지루할 수도 있겠다. 또 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들은 고개를 갸웃할 만큼 종종 불친절하다. 영화가 끝났다고 섣불리 일어나지 마시길. 내년에 개봉될 'part 2'의 깜짝 영상이 숨겨져 있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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