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2005년 이후 경무관 승진에서 배제됐으니 소외감이 없을 리 없다. 경무관을 따려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자조 섞인 불만이 나올 만하다. 지난 5월 이후 공석 중인 대전지방경찰청의 차장 자리 역시 채우지 못했다. 치안이 안정세에 접어든 서울과 달리 치안수요가 급증한 지방 근무자에 대한 배려조차 보이지 않는다. 사기 저하를 초래함은 물론 지방분권 정책에도 역행하는 처사라고 본다.
이같이 대전 및 충남청 소속 인력의 경무관 승진이 단 1명도 없는 데서 경찰 인사의 공정성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 본청과 서울청 근무자가 아니면 승진에서 소외된 이유가 인맥이나 학연을 총동원하는 인사 관행 탓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실제 30일 인사에서도 부산청 1명을 제외하곤 본청 8명, 서울청 7명 등 경무관 승진 인사의 서울권 독식이 이어졌다. 경무관 인사의 서울 편중은 최종 후보 대열에 오른 총경의 본청·서울과 지방 비율이 8대 2로 과도하게 치우친 데서도 예고되고 있었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인사 시스템 부재에서 비롯됐다 할 수 있다.
결국 제도를 보완해 풀어야 할 문제다. 그래야 치안성과와 비교할 때 고위직 인사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도 해소된다. 능력보다는 줄서기와 배경이 승진에 유리하고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다는 지적까지 불거지고 있다. 지방 근무자들이 의욕을 갖도록 인사에서 안배해야 한다. 지방 경찰이 안정돼야 민생치안도 안정된다.
물론 경찰청은 지방 우수 자원 발탁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결과는 본청과 서울경찰청 등 서울 근무자에게만 유리했다. 지방 근무자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는 보도를 접하면 인사를 통한 일하는 분위기 조성에는 일단 실패한 듯하다. 대전·충남에서 최근 6년 간 경무관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는 경찰 내부 인사시스템이 변해야 함을 말해주는 단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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