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을 필두로 2003년 판소리, 2005년 강릉단오제, 2009년 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제주칠머리당영등굿·처용무, 지난해 가곡·대목장·매사냥에 이어 모두 14건의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로써 한국 전통문화가 인류의 문화 다양성과 창의성을 증명하는 문화유산임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돼 무척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네스코가 무형문화유산을 지정하게 된 것은 산업화와 지구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전통문화인 무형문화유산이 급격히 소멸되는 현상을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그럼에도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확산 속에서 전통문화의 소중함은 갈수록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게 숨길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얼마 전 중국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요인 ‘아리랑’을 자국의 국가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사실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중국은 이미 우리의 전통문화인 조선족 농악무와 널뛰기·그네 등 조선족 무형문화유산 13건을 자국의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세계 문화 패권을 노리는 저의를 드러냈다. 이 같은 중국 측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지만 한편 이를 계기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국가와 국민들의 노력이 더 한층 배가돼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었다고 할 수 있다.
세계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한 국가와 지역의 독특한 문화유산이 더욱 가치를 발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우리의 소중한 무형문화유산의 중요성과 보존대책에 더욱 각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재삼 강조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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