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지난해 국가권익위의 광역단체별 청렴도 평가에서 14위로 꼴찌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전해의 8위에서 6단계나 추락한 것으로 어쩌다 지역 공직사회가 이 모양이 됐는지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까이서 만나는 실태가 이러니 대전주부교실 조사에서 시민 10명 중 7명이 우리 사회에 부정부패 수준이 심각하다고 여기는 게 당연하다. 공직사회에 자정과 청렴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까지 된 데는 공직비리에 관대한 온정주의와 솜방망이 처벌이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대전시의 고발 규정에 시선이 가는 건 처벌을 강화하고 고발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규정에 따르면 각 부서의 장과 감사담당자는 공무원의 비리 사실을 발견한 즉시 감사관에게 통보하고 시장은 범죄혐의의 사실 유무에 따라 고발해야 한다. 범죄행위를 묵인하거나 숨기면 직무태만으로 엄중한 문책을 받게 된다. 내부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부정부패를 감시·척결할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대전시의 공직사회 자정 노력을 크게 환영하면서도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시는 그동안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청렴도 평가, 정기 감사·감찰 강화, 비리공무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등 고강도 부패 대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성과가 없었다. 청렴도가 계속 추락하는 것도 그렇고 시민들이 체감하는 청렴도도 그렇다. 이번 고발 규정도 의도는 나무랄 데 없으나 자칫 '엄포'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역시 단체장의 의지, 공직사회의 인식 전환, 시민들의 호응이다. 중요한 것은 염홍철 시장이 의지를 갖고 일회성이 아니라 끈질기게 밀고 가는 것이다. 업무를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 정비도 빠트려선 안 될 일이다. 공직사회를 자정하기 위한 대전시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그 성과를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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