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00명 가운데 2명꼴로 수는 적지만 이번 조정안의 부당성을 집중 제기하는 등 '싱크탱크'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경찰대 12기인 경남청 진해경찰서 양영진 수사과장은 인터넷 사이트인 '위키트리'를 통해 수사권 조정과 관련 '검사와의 맞장 토론'을 제안했다. 양 과장은 “검사가 경찰수사를 좌지우지하면 그 피해는 돈 없고 힘없는 시민에게 돌아간다”며 “가장 크게 반발하는 일선 형사들과 역시 만족하지 못하는 입장으로 알려진 검사들과의 맞장 TV토론을 제안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검찰이 토론회 개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이 사안이 대통령령 입법예고 과정에서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 과장은 이에 앞서 수사경과 해제 희망원을 직접 들고 찍은 '인증 샷'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일선 경찰의 경과 반납운동을 이끌기도 했다.
지역에서도 경찰대 출신들의 역할이 적지 않다. 경찰 간부로 윗선의 눈치를 살필만한 위치에 있음에도 수사경과를 앞장서 포기하는 등 집단행동에 불을 지피고 있다. 28일까지 대전 및 충남청 소속 수사경찰 3분의 2 가량이 경과를 반납한 가운데 경찰대 출신들도 이에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대 출신이 조직 내 여론을 주도하는 이유는 소위 엘리트 교육을 받은데다가 개교 30년이 지나면서 고위직에 대거 포진, 영향력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대 출신 지역 모 경정은 “현실 수사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검찰 권력만 불려주는 이번 조정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잠자코 있을 수 없었다”며 “굳이 경찰대 출신이라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 경찰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역 내 경찰대 출신은 대전청 45명(1.89%), 충남청 76명(1.96%)에 달한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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