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다.' 악성 베토벤이 기타 협주곡을 듣고 보낸 찬사다. 인류의 역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 기타는 수많은 악기 중에서도 피아노와 함께 반주악기가 따로 필요 없는 몇 안 되는 악기 가운데 하나다.
▲ 나이도, 직업도 다르지만 클래식기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두가 함께 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송경수 원장. 학생, 교사, 의사, 연구원 등 20여 명의 단원들은 매주 화요일 저녁 송 원장의 음악원에서 만나 합주 연습도 하면서 친목도 다지고 있다. 사진은 지휘하고 있는 송 원장. |
“1968년부터 기타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제가 받은 수강료가 500원이었는데 기타 가격도 500원 정도 하던 때였어요. 당시 물가를 생각해 보면 10만원쯤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사촌 동생이 기타 학원에 다니며 기타를 배우는 걸 보고 어깨 너머로 기타를 배우게 된 송 원장, 가슴에 안고 연주하기 때문에 소리의 울림이 가슴에 그대로 전해지는 기타의 매력에 빠져 지내는 동안 어느덧 그에게는 세월과 함께 실력이 쌓여있었다.
'통기타시대'라고 일컬어질 만큼 통기타 열풍이 대단했던 1970년대를 지냈지만 클래식 기타에 대한 사랑이 변치 않았던 송 원장은 1978년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를 비롯해 클래식 기타를 사랑하는 8명과 함께 '대전고전기타합주단'을 결성했다. 시간 날 때 마다 함께 만나 연주를 하고, 기타 연주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눴다는 송 원장은 동호회 형식으로 활동했지만 기타를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만큼은 모두가 프로였다고 회고한다.
“전공 연주자와 아마추어 연주자, 배우는 학생들까지 100명이 모여 함께 했던 '한·독 연합 100인의 기타 대향연' 공연도 있을 수 없고 2008년과 2009년 대전기타페스티벌 때 2년 연속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전석이 매진됐던 일도 가슴 벅찬 기억입니다.”
▲ 대전기타오케스트라는 동호회 형식으로 운영되다보니 여러 가지 이유로 단원들이 오래 활동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는 송경수 원장. 더 좋은 연습실에서 더 많은 단원들이 함께 하기를, 또 더 많은 이들이 소리의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사진은 대전기타오케스트라의 연주 모습. |
연주와는 달리 단원들의 기능에 따라 자리도 배치해야하고 손끝에 단원들의 마음을 모아야 해서 힘들지만 그만큼 뿌듯하다는 송 원장.
“전자음악들이 많아지면서 음악을 인스턴트 음식처럼 소비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자극적인 음악이 아닌 가슴을 울리는 음악에, 또 얼마나 잘 치느냐보다 얼마나 좋은 소리냐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라는 희망을 자신의 나지막한 기타선율에 담아 전해주고 있다. 온라인뉴스팀=이은미 프리랜서
● 대전기타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송경수 원장은?
어린 시절 클래식 기타에 입문, 1968년부터 기타 레슨을 시작했고 1978년 ‘대전고전기타합주단’을 창단했다.
2005년 클래식 기타의 역사와 이론을 다룬 ‘클래식기타’를 저술했으며 2006년 ‘대전고전기타합주단’을 ‘대전기타오케스트라’로 개칭, 음악감독 겸 상임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기타협회 대전지회장, 대전국제기타페스티벌의 추진위원과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고, 소리샘기타음악원도 운영하고 있다.
‘대전기타오케스트라’는 1978년 창단 이래, 21회의 정기연주회와 100여회의 초청연주회를 열었고, 2004년 ‘한ㆍ독 연합 100인 기타대향연’을 비롯해 2007년 통영국제음악제, 2008년 9월 한국기타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2009~2011년 계룡산 어울림 한마당 출연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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