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전시교육청과 둔산 및 노은지역 학부모 등에 따르면 충남고와 노은고가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 다음달부터 6일부터 일반계고와 함께 신입생 모집 전형에 들어간다. 자율형 공립고 전형은 대전지역의 6개 자율형 공립고 중 1개만 선택해 지원해야 하며 추첨으로 선발한다. 지원자격은 일반계고를 합한 총 정원 범위 이내의 내신성적이어야 한다.
대전은 지난해부터 실시된 자율형 공립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충남고와 노은고에 상대적으로 많은 학생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자율형 공립고로 첫 신입생을 선발한 대전고와 동신고, 송촌고 등은 학교 선호도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었지만 대전고는 지원 경쟁률이 7대 1에 육박하는 등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자율형 공립고는 자율형 사립고와 달리 일반계고와 수업료 등이 똑같아 경제적 부담이 적고, 정부나 지자체 등의 재정지원을 통해 다양한 교육과정 프로그램이 추진돼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다.
문제는 충남고와 노은고의 경우 일반계고일 때에도 학교 선호도가 높았지만 자율형 공립고 지정 이후인 이번 모집전형부터 더 많은 학생이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전의 고교 배정은 단일 학군으로 60%는 1~5지망 희망배정, 40%는 지리배정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충남고가 위치한 둔산지역은 중3 학생이 많을 뿐더러 이 학교의 지원 경쟁률이 평소에도 높았다. 따라서 둔산 이외 지역의 학생들이 추첨에서 더 많이 합격할 경우 상대적으로 다른 고교로 배정되는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노은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둔산과 노은지역의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은 충남고와 노은고 추첨에서 탈락할 경우 집에서 먼 거리의 학교로 배정될 수 있다.
학부모 김모(41·여)씨는 “해마다 고교 배정과 관련해서 많은 민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는 더 악화될 것 같다”며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 겉으로 표출되는 것이 덜하지만 배정 이후에는 급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학부모 박모(45)씨도 “둔산과 노은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학생 밀도가 높아 자율형 공립고 지정이 자칫 인근 학생들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추첨에서 합격하면 다행이지만 탈락할 경우 통학 고생이 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자율형 공립고 추첨에서 탈락한 경우 일반계고 지원자와 같은 자격과 조건이 주어져 자동으로 일반계고 배정에 포함되고, 자율형 공립고가 미달인 고교는 미달 인원 만큼만 평준화 배정으로 배정된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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