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행복도시건설청 및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자유선진당 이상민(대전 유성) 의원과 한나라당 송광호(충북 제천·단양) 의원이 각각 발의한 행복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둔 만큼, 통과가 유력시된다는 게 지역 정치권 및 건설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국가계약법을 적용받고 있는 현 상황과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충남·북 업체만 내년 7월 세종시 출범 후 3년간 지역 제한없는 세종시 건설사업(100억원 미만 공사) 참여가 가능하다.
충남에서는 연기군과 공주시 3개면이, 충북의 경우 청원군 부용면이 각각 세종시로 편입되면서, 이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주는 차원이다.
2015년 7월 이후로는 세종시에 본사를 둔 건설업체만 참여 가능하다.
하지만 법안 통과 후에는 대전시와 충북도 소재 건설업체가 최소 2030년까지 각각 해당 지역을 넘어 세종시 발주 건설사업 입찰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대전과 충남·북 건설업체를 넘어 세종시 소재 건설업체까지 세종시를 둘러싼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게되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거꾸로 세종시 소재 건설업체는 세종시를 제외한 대전, 충남·북이 발주하는 건설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어느 건설업체가 세종시로 본사 이전 또는 신설을 검토하겠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8월말 현재 세종시 관할 지역 내 일반(종합) 건설업체는 연기군 32곳, 공주시 반포면 13곳, 청원군 부용면 4곳 등 모두 48곳.
이는 모두 중소업체로 이들 업체마저 빠져나갈 소지도 있고, 결국 세종시는 중견 이상 건설사가 1곳도 없는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우수 기업유치가 세종시 자족성 확보의 핵심 과제로 손꼽히고 있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는 지적이다.
반면 대전에는 206곳, 충남에는 619곳, 충북에는 576곳의 일반(종합) 건설업체가 영업중이다.
건설청 관계자는 “법안통과가 가시화된 만큼, 세종시의 자족성 확보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라며 “세종시가 조례 등을 통해 가점 및 페널티 제도를 도입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않다.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이번 법안으로 인해 충청권 상생 협력 기조가 무너졌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며 “법안을 폐기하거나 역으로 세종시 건설업체도 대전·충남·북 건설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여는 수정안을 다시 만들어야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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