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자가용 불법운송 논란

버스조합과 반발 속 학원운전자연합 “단속 중단” 촉구 대전시 대안마련 골머리

▲ 대전학원차량운전자연합회 관계자들이 24일 대전시청 앞에서 학원차량에 대한 무차별 단속 대신 합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민희 기자 photomin@

어린이집, 학원 등의 자가용 소형 승합차 운행에 대한 불법논란이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법규정 위반으로 불법행위 금지가 촉구되는 가운데 법 자체를 고쳐야 한다는 개정요구도 빗발치는 등 해당 단체 간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다.

대전학원운전자연합회는 24일 오전 11시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학원버스 운전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학원버스 영업단속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연합회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원 등의 자가용 소형 승합차를 이용한 등·하원은 수십 년 동안 진행돼온 사회적 현상”이라며 “대책 없이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합법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입으로 살아가는 학원 차량운전노동자들을 위해 실효성 없는 단속논란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오는 28일에는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원운전자연합회가 긴급 기자회견을 한 데는 지난달부터 대전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이 자가용 불법영업행위 금지를 촉구하는 전단을 배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시내버스운송조합 측에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이 금지된 만큼 일반 자가용을 통한 영업행위가 금지된 상황에서 기존 시내버스 사업권 역시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어 이 같은 홍보활동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김현하 대전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상무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으로 해마다 시내버스업체의 적자 분을 대전시에서 보조해주고 있다”며 “시내버스의 주 고객인 학생들이 학원 등의 자가용을 이용하는 만큼 대전시의 보조금 지출예산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내버스는 도시교통에서 중차대한 역할을 하고 있어 대중교통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아직은 단속이나 고발을 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전시는 시내버스조합과 학원운전자연합회 등의 상이한 입장 차 속에서 대안없이 골머리만 앓고 있다.

엄연히 불법인 학원의 자가용 운행을 허용할 수 없을뿐더러 대중교통 수요 감소 탓에 해마다 시내버스업체에 지출되는 수백억원(지난해 390억여 원 지원)의 적자보조금 역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대책을 마련해나가야 할 것 같다”며 “버스조합, 학원연합회, 교육청 등과의 연석회의를 열어 대안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