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대전충남결핵협회.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실 판매 시즌을 맞아 분주해야 할 사무실 한켠에 반송돼온 실이 가득 쌓여있다.
학교나 관공서 등에 판매를 요청하며 보냈던 크리스마스 실이 팔리지 않고 고스란히 되돌아 온 것.
손편지와 손카드가 사라지고 모바일 편지가 유행하면서 크리스마스 실도 직격탄을 맞았다.
과거 크리스마스 카드나 편지에 우표와 함께 나란히 붙였던 크리스마스 실의 용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실은 1960년대부터 결핵퇴치 사업을 위해 판매되기 시작해 50여 년 간 명맥을 유지해온 나눔 문화다.
문제는 크리스마스 실의 사용 용도가 불분명해 지면서 결핵퇴치 운동과 건강 사업에 사용되고 있음에도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지난해 대전충남지역 실 모금액은 2억8000만원 정도.
전국적으로 49억원이 모금된 것을 감안하면 지역 모금액은 전국 16개 자치단체 가운데 15위권으로 하위권이다.
올해도 약 3억2760만원의 모금 목표액을 정했지만, 벌써부터 전체 반송이 이어지고 있어 모금이 순탄하지 않다.
크리스마스 실 모금액은 결핵홍보사업은 물론 학생검진 등 이동검진팀을 운영하는 결핵환자 발견 사업에 쓰인다.
또 결핵환자 치료사업, 세균검사 연구사업, 국제교류사업, 불우결핵환자 수용시설, 저개발국가 결핵퇴치 사업 지원 등에 사용되고 있다.
2009년 사망통계에 의하면 2292명(인구 10만명당 4.6명)이 결핵으로 사망하는 등 우리나라가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이 OECD 가입국중에 가장 높다.
대전충남결핵협회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실과 함께 전자파차단스티커 등도 제작해 함께 판매하고 있다”며 “단순한 실의 용도보다는 결핵퇴치 등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서라도 확산돼야 하지만 매년 점점더 판매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