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헌선 대전동산초 교감 |
사람들은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다는 것에 대해 엄청 부담스러워하며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도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야 한다. 우리 스스로 잘 가르칠 수 있는 전문성을 제고시켜 멋지고 당당하게 '교원능력개발평가'에 임해야 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며칠 전부터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음악실기 자율직무연수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는, “교감선생님! 저물어가는 늦가을 저녁에 정말 하고 싶었던 연수 기회를 만들어주어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며 연수를 마치고 귀가하는 교사로부터 듣기 좋은 인사말을 들었다.
우리 학교가 이 연수를 마련하게 된 것은, 대전교육연수원에서 현장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강사비와 교재인쇄비까지 지원하는 '교원능력개발을 위한 현장 자율직무연수' 공문을 접하고, “교원능력개발을 위해서는 교원연수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며 “학생 지도에는 다양성, 맞춤형, 눈높이 등 각종 교육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는 김준호 교장 선생님의 의지에 의해 신청하게 되었다.
우리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음악 실기능력 신장 자율직무연수'는 30시간 직무연수를 하루에 2시간씩 3주로 교육과정을 편성했다. 첫째 시간은 시청각실에서 오카리나를 공통연수하고, 둘째 시간은 플루트, 드럼, 클라리넷, 색소폰, 오카리나 5개 연수실로 분반해 연수를 운영한다. 오카리나는 연수생 전원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플루트 연수실에는 플루트 20개, 색소폰 연수실에는 3개를 준비했고, 드럼 연수실에는 4대의 드럼세트를 구비해 연수를 운영하고 있다. 연수를 받은 지 5일째 되던 날, 내 귀를 의심했다. 49명 교사들의 오카리나 연주 소리가 참으로 청아했다. 5일 만에 다장조 동요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수준이 된 것이다. 지도강사로부터 역시 교사들이라서 쉽게 기능을 습득한다는 칭찬을 들으며 교사들의 실력은 하루하루 향상되고 있다. 둘째 시간에 이루어지는 맞춤형 실기연수는 더욱 신바람이 난다. 맞춤식이다. 본인들이 좋아하는 플루트, 색소폰, 클라리넷 연수실로 이동해 연수를 받는다.
교육학자 에드거 데일(Edgar Dale)은 사람이 무언가를 배운 후 48시간이 지나서 얼마나 기억하는지를 실험해 본 결과 '읽기만 한 경우에 10% 정도 기억하고, 보고 들은 경우에는 50%,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가르친 경우엔 90%까지 기억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렇다 가르치는 것이 가장 확실하게 배우는 것임을 확증한 연구가 아닌가 생각한다.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해 교사들은 너무 부담스러워 할 필요가 없다. 특히 학생들과 학부모의 만족도의 경우 더욱 부담스러워 할 것 없다. 필자의 경우 5학년 학급담임을 했을 때 '철봉에서 앞돌기와 뒤돌기' 시범으로 학생들의 박수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가끔씩 들려주는 선생님의 오카리나, 플루트, 색소폰, 클라리넷 연주와 거침없는 드럼연주는 담당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음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내년에는 바이올린과 트럼펫도 연수에 포함 시켜야겠다고 계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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