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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서도 '도가니' 의혹

지적장애 학생측 '성폭행'주장… 교사·학교는 전면부인 경찰 “확실한 증거 발견못해”

  • 승인 2011-11-21 18:30
  • 신문게재 2011-11-22 1면
  • 천안=김한준 기자천안=김한준 기자
천안의 모 장애인 특수학교 여학생에 대한 교사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와의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자녀 A(19·지적장애1급)양의 부모는 기자와의 전화에서 “교사가 수업 중 영화를 보여주며 딸을 무릎에 앉히고 성추행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목소리를 떨었다.

이 학부모는 “딸의 경찰진술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며 “지난해 가을부터 비슷한 얘기를 들었지만 설마해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딸이 '아랫배가 아프다'고 말해 냉(생리통)을 생각했는데 성폭행 때문”이라며 “문제가 심각해 성폭력상담소에 상담예약을 해놨는데 장애인 성폭력상담소에서 연락이 와 경찰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장애인 A양의 성폭력 의혹은 지난달 25일 도가니사건(광주 인화학교 교직원의 장애 학생 성폭행)을 계기로 전국 특수학교 기숙사 학생들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다. A양의 진술에 따라 같은 달 31일 교사 B(48)씨가 경찰에 고발됐고, 경찰은 지난 14일까지 A양에 대해 2차례 진술녹화를 했다.

하지만, 해당교사와 학교측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B교사는 “전혀 모르고 있다가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며 “왜 그 학생이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학교 기숙사담당 C교사는“지난해 가을께 A양이 B 교사의 성추행의혹을 제기했는데 신빙성이 떨어졌다”며 “당시 목공작업실에는 학생 5~6명이 있었지만 성추행 얘기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D 교감도 “B 교사에게 피해를 주장하는 또 다른 여학생은 A양과 같은 방을 쓰면서 이전의 성폭행 경험을 실제처럼 얘기하고 다녔다”며 “영웅심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학생이 지적장애 1급으로 구체적인 피해 일시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다”며 “1, 2차 진료와 상담결과 확실한 증거는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A양은 7일부터 등교하지 않고 있으며 학교에는 정신지체학생 등 237명이 재학중으로 여학생 5명과 남학생 11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천안=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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