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모 특수학교 교사가 10대 지적장애 여학생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향후 경찰 수사에 난항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물증이 전혀 없는데다 피해학생 진술 역시 신빙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이 접수한 성폭행 의혹의 주요 내용은 특수학교 40대 남자교사가 1급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A(19)양을 교내 실습실과 기숙사 등지에서 2차례 성폭행했으며 이와 별도로 성추행 행각도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같은 내용을 교육 당국 및 시민단체로부터 제보를 받고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경찰이 범죄사실을 특정할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이달 중순 두 번에 걸친 A양의 산부인과 진료 결과 성폭행 사실과 성병 감염 여부에 대한 이상 징후가 드러나지 않았다.
A양의 피해진술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려운 것도 경찰의 고민거리다.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1급 지적장애인으로 진술 자체의 신빙성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사건 담당 경찰 관계자는 “A양의 진술을 들어봤지만, 자신이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시기와 공간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적장애 때문에 평소에도 자기의사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장애인 언어행동 분석 전문가에게 A양의 피해 진술에 대한 신빙성 검증 여부를 의뢰해 놓은 상태로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학생에 대한 조사는 마쳤으며 앞으로 학교 현장 조사, 해당교사 및 참고인 조사를 통해 성폭행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며 “아직 드러난 정황은 없지만 여러 수사기법을 총동원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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