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순욱 체육팀 |
한화이글스가 송신영을 데려온 과정도 이와 비슷했다. 원 소속구단 협상 마감시한이 지나자마자 한화는 자정, 그것도 밤 12시 01분에 송신영에게 연락을 취한 뒤 오전 3시께 그가 머물던 강원도로 달려가 그를 만났고, 구단이 그를 간절히 원하고 있음을 전했다. 그 정성과 마음에 감동한 송신영은 원 소속구단인 LG와 계약조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한화의 조건을 그 자리에서 승낙했다.
35세로 노장에 속하는 그를 구단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또 새벽을 달려 찾아와주니 감동할 법도 하다.
사실 한화는 올 초 기아로 건너간 이범호의 마음을 사지 못한 아픈 경험이 있다. 직접 들은 바는 아니지만 이범호의 지인은 이범호가 “구단은 아직도 내가 한화 선수인줄 안다”는 말로 불편한 심정을 나타냈다고 한다. 일본 무대에서 당한 방출의 아픔을 안아줘도 모자랄 판에 '어차피 원 소속 구단으로 올 것 아니냐'는 식의 협상이 그를 서운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당시 '한화가 기아보다 베팅을 덜 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에 구단의 한 간부는 기아와 한화의 복귀조건에서 금액 차이는 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이범호의 아픈 마음을 안아주지 못했음을 자인한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프로야구 연봉 10억원 시대가 열린다며 떠들썩한 요즘이지만, 이범호와 송신영의 사례는 FA에 있어 돈보다 마음을 사는 것이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금액은 마음의 표현일 뿐 FA시장에서 불안해하는 선수들을 마음으로 보듬는 것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이범호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던 구단의 각오가 행동으로 나타난 셈이어서 송신영의 영입은 더욱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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