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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미화 KEPCO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 |
실제로 1750년 산업화 이전의 대기 내 탄소농도는 280에서 2007년 384으로 매년 2씩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지구 온도는 100년간 0.74℃ 상승했다. 스턴 보고서에 의하면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50년 대기 내 탄소농도는 550이 되고 온도 상승폭은 3℃가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지난 40년간 제주 해수면이 22㎝ 상승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상기후가 계속되면서 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전기 에너지의 사용이 급증해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리고, 지난 9월 15일 예상치 못한 늦더위로 전국 곳곳에서 초유의 정전사태까지 발생했다.
발전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양이 배출, 2020년 우리나라 발전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2억t 정도로 추정됐다. 이런 점을 감안, 발전사업에서 이산화탄소의 배출 저감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이산화탄소의 저감방법은 크게 에너지효율향상, 저탄소 연료개발, 원자력 및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 원천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이는 방법과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분리, 저장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에너지 효율향상은 이미 많은 기술이 개발되어 추가적인 기술개발에 의한 이산화탄소저감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신재생에너지는 기술수준이 초기 단계에 있어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다. 이산화탄소의 회수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기생산원가가 높아지는 경제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기 위한 충분한 공간의 장기 확보가 역시 어려운 문제다. 따라서 제시되고 있는 방안은 이산화탄소의 재활용, 즉 이산화탄소의 자원화다. 이산화탄소의 재활용은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탄소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재활용 방법은 굴뚝을 통해 대기 중으로 버려지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화학적 전환을 통해 탄소를 포함하고 있는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산화탄소는 화학적, 생물학적, 광학적, 전기화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다양한 화학물질을 합성하여 자원화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공업원료 및 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데, 대표적 생성물에는 에틸렌카보나이트, 폴리카보나이트, 메탄, 메탄올, 에탄올, 탄화수소, DME, 개미산 등이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는 매우 안정한 물질이다. 안정한 이산화탄소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환원제가 필요하다. 가장 강력한 환원제는 수소로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수소생산이 전제되어야 한다. 고온전기분해기술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반응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전기와 열을 공급, 물(증기)을 전기분해해서 수소와 산소를 생성하는 반응이다. 고온에서 반응이 이루어지므로 전기의 소모가 적어 경제적으로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수소가 생성되는 연료극에 이산화탄소를 함께 반응시키면 수소와 일산화탄소의 혼합물인 합성가스(syngas)가 생성된다. 이렇게 생산된 합성가스는 메탄 및 액체연료를 만드는 원료물질이며, 합성가스로부터 연료를 생산하는 과정은 'Fischer-Tropsch' 공정으로 이미 잘 알려진 기술이다. 국내에서도 고온전기분해에 의한 수소생산 및 이산화탄소 전환기술이 실험실적 규모로 실증된바 있어, 대용량화 기술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 연구개발이 활성화된다면 이산화탄소의 자원화는 현실 가능한 일이다.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지구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탄소는 탄소자원을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큰 도전과 희망을 주는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원 빈국인 동시에 세계 10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서 이산화탄소 전환에 연구 노력을 집중해 이에 대한 기술을 선점한다면, 이산화탄소는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닌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되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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