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스님 측은 능사는 사찰인 만큼 운영을 위한 제반 여건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충남도는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데다 백제문화단지는 공공시설인 만큼 사찰로 온전히 인정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양 측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백제문화단지관리사업소에 따르면 능사 운영을 맡은 주지스님이 요사체(스님이 거주할 집) 건립과 철제 '불전함' 제작 및 추가 설치, 능사 내 불교용품 판매점 개설, 능사 운영인력에 대한 교통비·인건비 추가 지원, 대웅전 내 불상 금입히기(개금), 능사 주요 건물 주련·범종 설치, 능사 대웅전 내 불화(탱화) 제작 설치 등의 요구를 하고 있다.
요사체의 경우 주지스님 측은 애초 새로운 시설을 건립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업소 측은 5000만원을 들여 사업소 건물 빈 공간을 리모델링해 사용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지스님은 또 철제 불전함의 경우 지난 9월 불전함 내 금품 도난 사건 이후 예방을 위해 철제로 견고하게 2개를 제작, 기존 대웅전 이외에 능사 5층탑에 1개를 추가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주지스님은 사업소와 사전 협의도 하지 않은 채 개당 150만원을 들여 불전함을 제작해 와 그 대금을 사업소 측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업소는 불전함을 5층탑에 추가 설치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제작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주지스님이 일방적으로 결정, 제작해 와 대금 지급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능사 내 불교용품 판매점 개설도 이미 백제문화단지의 인근 기존 공예품판매점(임대업체) 등과 물품 중복 판매, 판매점 설치에 따른 부담 문제, 소요예산 미확보 등을 들며 일단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밖에 능사 운영인력에 대한 교통비·인건비 추가 지원, 대웅전 내 불상 금입히기(개금), 능사 주요 건물 주련·범종 설치, 능사 대웅전 내 불화(탱화) 제작 설치 등의 요구에 대해서도 사업소 측은 규정 및 예산 문제 등으로 당장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지스님 측은 운영요원의 인건비가 턱없이 낮고, 능사를 찾는 관람객들이 향과 초 등을 찾는 만큼 불교용품점 개설과 불전함 추가 설치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능사 운영 문제는 일단 능사운영위원회를 통해 심의하고, 또 결정할 사항이지만, 규정이나 여론, 공공시설로서의 능사 성격 등을 감안해 결정하고, 또 추진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