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연구재단, 통합무용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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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연구재단, 통합무용론까지

출범 2년 5개월동안 이사장 잇단 중도하차… 일부 “다시 분리돼야” 기관장·경영평가 최하위, 단일노조 구성 불발 등 조직내 보이지않는 벽도

  • 승인 2011-11-17 18:08
  • 신문게재 2011-11-18 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3개 기관 통합으로 기대를 모았던 국내 최대 통합연구 관리전문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이 출범 2년 5개월만에 또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해 9월 박찬모 초대 이사장이 재직 1년 3개월 만에 중도하차한 것에 이어 오세정 이사장도 임명된 지 10개월 만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으로 내정됐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은 현 정부들어와 기초연구지원시스템의 효율화 및 선진화를 위해 '한국과학재단',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등 3개 기관을 통합, 국내 최대 정부R&D투자와 기초원천연구 지원 기관으로 2008년 6월 출범했지만 연이은 기관장 중도하차로 통합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연구재단은 통합 이후 기획재정부 기관장평가나 경영평가 등에서 최하 등급인 '미흡' 또는 'D'를 받아 해마다 불명예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통합 이전 기관인 한국과학재단,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기협력재단 소속 노조들이 2년 5개월 동안 단일 노조를 구성하지 못하는 등 직원들 간의 '보이지 않는 벽'도 존재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구재단은 지난해 4월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 단장 5명 집단 사퇴를 비롯해 방만한 경영, 연구비 관리 부실 등을 줄곧 지적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장들이 연이어 임기를 못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올 국정감사에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동안 한국연구재단이 연구 수행 도중 중단한 것이 250건에 달했으나 이 중 연구비 회수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가 197건이나 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2009년 한국연구재단이 사업비 잔액 미반납, 예산 임의 전용 등으로 확보한 예산으로 직원 333명에게 1인 평균 1200여만원의 연구수당과 특별 인센티브 지급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질타 받았다.

일부에서는 연구재단이 통합 이후 교수출신 기관장 또는 단장 등이 임명돼 책임감이 없는 것이 아니냐 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찬모 초대 이사장은 포항공대 총장 출신이며 오 이사장은 서울대 물리학부 교수다.

익명을 요구한 연구재단 A직원은 “통합 이후 직원들 간의 단합도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장들이 줄이어 중도하차하자 내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당황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다음 정권에서 다시 3개 기관이 분리돼야 한다는 통합무효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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