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순]행복과 불행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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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순]행복과 불행 사이

[중도춘추]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

  • 승인 2011-11-17 14:53
  • 신문게재 2011-11-18 20면
  • 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
▲ 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
▲ 조은순 목원대 교직과 교수
옛날 어느 부잣집에 선녀 같은 여인이 들어와 머물다 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누구냐고 물어보자 자신은 행운의 여신인데 집집마다 행복을 나눠주고 있다고 했다. 집주인은 반색을 하면서 음식과 방을 내주며 아주 오랫동안 머물기를 부탁했다. 다음날 같은 집에 거지같은 여인이 찾아왔다. 집주인이 내 쫓으려 하자 자신은 행운의 여신인 언니와 쌍으로 다니는 불행의 여신인데 항상 같이 있어야 하는 운명이라고 했다. 집주인은 기분이 나빠져 두 여인을 모두 내 쫓아 버렸다. 두 여인은 길을 가다가 가난한 집에 들어가 잠시 묵을 것을 요청했다. 집주인이 흔쾌히 묵어갈 자리를 만들어주자 두 여인은 자신들의 관계를 설명하고 괜찮겠냐고 물어보았다. 집주인은 '나는 묵을 곳 없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쉴 곳을 제공할 뿐 당신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소'라고 잘라 말했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268명의 인생을 72년 동안 추적 조사한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이 있다.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의 노년도 정말 행복한지 그리고 노년이 행복 하려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지 알아보려고 하버드대 정신과 의사들이 아주 오랫동안 연구를 이어받아가면서 분석한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하버드 졸업생이라고 해서 일반인보다 행복한 것은 아니며, 행복은 개인적인 선택이고 아주 약간의 환경적 요소만 갖추어지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단다. 약간의 환경적 요소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자신의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

일상을 이야기하고 함께 살아가는 가족과 친지, 친구 및 다정한 이웃 몇 명만 있으면 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 다음은 철저히 자신이 행복하기를 선택하면 된다. 나이와 관계없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계획을 세우고 남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나누어주고 호기심을 보이면 죽을 때까지 행복의 울타리 안에 머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OECD국가중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자살예방의 날도 있고 자살예방법도 있다. 10~30대 사망원인 1위도 자살이다. 무엇이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을 죽음의 문턱으로 인도하는 것일까?

인간의 욕구를 연구한 매슬로는 생리욕구 및 안전의 욕구 등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인간은 애정이나 존경, 자기실현의 욕구에 목말라 하는데 인간이 자살을 생각하는 것은 하위단계의 욕구보다 상위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라고 한다.

한국인의 행복요소를 연구한 호서대학교의 김명소 교수팀은 한국인의 행복을 구성하는 요인으로 ① 경제력 ②건강 ③ 외모 ④ 사회-정치-문화-환경 ⑤ 자녀의 바른 성장 ⑥ 부모 및 친지간의 원만한 관계 ⑦ 배우자(이성)와의 사랑 ⑧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 ⑨ 사회적 지위 및 인정 ⑩ 자기 수용감 ⑪ 긍정적인 인생관 ⑫ 자기계발 및 목표 추구 ⑬ 자립성 ⑭ 종교 ⑮ 사회봉사·여가를 선정했다.

이들 요소 중 10번 이후의 요소들은 다른 요소들보다 가중치를 두 배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아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데 자신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결국 인간은 먹고 사는 문제가 넉넉하다고 해서, 남들보다 좀 더 배웠다고 해서 더 행복한 것이 아니란다. 한국인들은 전체 연령대에서 자기성취감을 의미하는 자기 수용감이 행복을 판별하는 1위 요소로 꼽음으로써 자신에 대한 긍정마인드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쯤 되면 우리는 주변의 가족 친구 직장동료들과 만나서 대화를 하며 일상을 나눌 때 무엇을 말하고 들어주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가.

삶이 나를 벼랑으로 내몰고 사회가 나를 쳐다보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보다 오늘 하루 내가 칭찬할 상대를 물색해보는 것을 어떨까? 내일 여러분의 행복지수가 조금 올라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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