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스스로 희망 찾았다

주민 스스로 희망 찾았다

  • 승인 2011-11-16 20:29
  • 신문게재 2011-11-17 9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충남도 '살기좋은 희망 마을만들기' 사업

#홍성 거북이 마을

거북이 목처럼 생겼다고 해서 구을목(구목)이라고도 불리는 홍성 구항면 거북이 마을은 아름다운 마을경관과 전통문화의 숨결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9가지의 보물을 덮고 있다는 보개산을 방패막이 삼아 담양 전씨 가문이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아 전통가옥과 사당 등 전통문화가 잘 보전돼 있다.

또 마을 곳곳에는 구절초와 패랭이꽃, 매발톱꽃 등 23종의 우리꽃이 전통가옥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같은 보석은 눈에 띄지 않았다. 주민들도 눈 옆에 있는 보물을 보지 못했다. 2000년 들어 마을 주민들이 변화를 시도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방치돼 있던 시설들을 정비하고 마을을 가꿔 2002년에는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됐다. 다양한 농촌체험프로그램을 개발 도시민 유치에 적극나서 매주 주말이면 100명이 넘는 도시민이 마을 찾는다.

또 지난 2009년에는 '홍성군 내현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채택돼 2013년까지 소득기반시설, 야생화 산책로, 휴양시설 등을 갖추게 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주민의 소득향상은 물론 도시민의 휴양 공간으로도 재탄생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양 산꽃 마을

청양 대치면 광금리 산꽃마을은 아름다운 산세와 잘 보호된 자연환경이 스위스 알프스와 닮아 '한국의 알프스'로 불린다.

하지만 산 속 깊이 자리잡아 외부와의 소통이 어려운 지역 중 하나였다. 이 때문에 80여명의 주민이 임산물을 채취하며 조용히 살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05년 산촌생태마을 지정을 시작으로 잇따라 체험마을 조성 사업이 진행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요란한 볼거리나 먹거리 때문이 아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자원을 잘 활용한 덕분이다. 산에서는 피는 야생화를 잘 다듬어 가꾼 전시장이나 꽃사탕만들기, 야생화 화분만들기 등 야생화를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야생화를 접하기 어려운 도시민에게 소개했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한 축제에서는 화전이나 아카시아꽃 튀김, 꽃비빔밥 같은 음식을 만들거나 마을 뒤 야산에서 벌을 치거나 표고버섯을 따게 했다.

마을 주민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일들이지만 도시민에게는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지난 해는 모두 1만 1000명이 찾는 명소가 됐고 이로 인한 소득만 1억 3000만원을 올렸다.

#금산 바리실 마을

사과와 인삼을 주로 생산하는 바리실 마을은 불과 몇 년전만 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했지만 판매할 방법을 몰라 전체 생산량의 30%밖에 팔지 못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역발상을 시도했다. 도시민이 농산물을 사러 시골로 오도록 한 것이다.

지난 2004년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수확철에 맞춰 관광객들이 사과 따기 및 인삼 캐기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억원의 지원금으로 도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민박시설을 꾸며 체류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주민들의 아이디어는 성공적이었다.

마을을 다녀간 사람들이 다음 해에 다시 마을을 찾고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농산물을 직접 주문했다. 주문량이 늘어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정도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올해 도농교류 협력사업에 선정돼 20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았고 이를 농어촌 현장체험과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한 사업에 재투자하며 도농 교류 활성화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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