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도 이러한 정국 흐름을 예의 주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보선을 통해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이 표출된 만큼 신당 창당 움직임 등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야권이 통합 논의 속에서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소통합'과 민주당 및 혁신과통합을 중심으로 한 '중통합'으로 갈라지고 있는 가운데, 범 여권에서는 '박세일 신당'과 '박근혜 신당'의 출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최근 보유주식의 사회 환원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는 안철수 교수는 야권은 물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주축으로 한 '보수 신당'으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3정당 창당 가능성도 하나의 시나리오로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야권의 통합 움직임은 지역에서도 활발하다. 야권 대통합을 주장하는 '혁신과통합'은 지난 11일 대전 조직을 발족한데 이어 18일에는 충남 조직을 출범시킨다.
특히 지난 주 출범한 대전혁신과통합을 보면 외곽에서보다는 민주당 내 인사들이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지역 시민사회 원로들이 참여하고는 있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러한 정치적 흐름에 일정한 선을 긋고 있으며, 조직 자체가 '노사모'와 '시민주권', '국민의명령' 등 친노그룹과 민주당 내 인사들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여권에서 제기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신당 창당설은 일단 스스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는 만큼 그 현실화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 친박계 인사들 일부에서 이런 얘기들이 흘러나온 만큼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적으로 신당을 창당하지 않더라도 '친박 정당'을 내세우고 있는 미래희망연대 등 한쪽에서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세력 재편을 시도할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친박계 조직인 희망포럼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강창희 한나라당 대전시당위원장은 “신당 얘기는 친이-친박 갈등이 있을 때마다 있었던 것이지만 묵시적으로라도 박근혜 대표의 지시나 동의하에 그런 시도가 이뤄진 것은 없으며 일부에서 신당론을 얘기하는 것은 자기 이해 때문”이라며 “당을 깨고 신당을 만드는 것이 타당한 명분 없이는 국민 공감을 얻기 어려우며, 박 대표의 정서와도 맞지 않는다”고 신당설을 일축했다.
반면 박세일 이사장은 창당 행보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박 이사장은 15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강연을 통해 이른바 '대(大)중도 신당론'을 설파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박세일 이사장은 올해 초 대전을 시작으로 선진통일연합이라는 전국적인 조직을 구성한 상태로, 신당이 닻을 올릴 경우 지역에서도 이 단체가 핵심 축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선진통일대전충청연합은 김동화 한밭대 교수가 대표를 맡고, 설동호 전 한밭대 총장, 오흥준 전 대전대 총장 등이 고문으로 참여하는 등 정치인보다 학계와 전문가 집단 등이 주축을 형성하고 있어 이들이 어떤 역할을 모색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선진통일대전충청연합 관계자는 “연합은 의식과 정치의 선진화 운동을 위해 창립된 순수 단체로 정치적인 인사들이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박세일 이사장이 단체 취지에 맞는 정치 선진화를 위해 신당을 만든다면 동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직 지역에서는 구체화된 논의가 없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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