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안동로 갓길 곡예운전 '아찔'

출퇴근 교통체증 피해 차량 자전거도로 질주… 단속 시급 차량진입 차단장치도 없어 “얌체 불법행위 근절을”

16일 오전 8시께 대전 도안신도시 도안동로. 평일 출근시간이어서 그런지 가수원네거리에서 만년교 방향으로 승용차들이 길게 늘어서기 시작했다.

이곳은 왕복 6차선 도로로 개통됐지만, 지난 7월부터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시행되면서 승용차들이 다닐 수 있는 차선은 왕복 4개 차선뿐이다.

목원대 입구 네거리를 지나자 차량들이 급격히 늘면서 교통 체증이 심해졌다. 꽉 막힌 도로를 참지 못한 운전자들이 갓길을 선택, 곡예운전을 하는 차량들이 하나 둘씩 늘기 시작했다.

일반 도로에서는 폭이 좁아 갓길 운행을 상상도 할 수 없으나 이곳 도안동로에서는 갓길이 최대 2m가 넘는 곳도 있어 갓길운행이 가능하게 된 것.

도안동로의 갓길이 다른 곳보다 넓은 이유는 애초 자전거도로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전거도로라는 표시가 없고 규제봉 등 차량진입 차단장치가 없다 보니 갓길 불법운전을 부추기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찰이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찰에선 출·퇴근 시간대 교차로에서 교통신호에만 신경을 쓸 뿐 갓길 운행에 대한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도로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박병욱(42·서구 가수원)씨는 “출근시간에 차량들이 많이 몰리면서 도로가 꽉 막혀 갓길로 위험하게 곡예운전을 하는 차량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도로가 끝나는 만년교 인근에서 우회전하려는 차량들이 갓길 운행을 하고 있으나 경찰에서 단속하는 모습을 찾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둔산경찰서 관계자는 “자동차가 갓길이나 자전거도로를 통행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라며 “관심을 갖고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갓길운행에 대한 경찰의 느슨한 단속으로 매일 출·퇴근시간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양심운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안신도시 개발사업의 일부가 아직 준공되지 않았다”며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자전거도로 표지판과 규제봉, 경계블록 등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