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교수는 지난 14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저는 오늘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작은 결심 하나를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고 운을 뗀 뒤 “그것은 나눔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며 1500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KAIST 구성원들은 안 교수가 학교 재직시 사회 기부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학생 강의등을 통해 나눔 문화가 아름답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주대준 대외부총장은 국군의무사령부 시절부터 안 교수를 알아왔던 몇 안되는 인사 중 한명이다.
주 부총장은 학교 재직시 3~4 차례 미팅을 하며 정보기술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주 부총장은 안 교수는 군의관 시절부터 부끄럼을 많이 탔던 천재라고 평했다.
그가 KAIST에 좀 더 남아있었더라면 KAIST를 더 주목할 수 있었을 것이고, 1500억원의 사회 기부금도 서 총장의 기부 문화 확산과 같은 맥락에서 대외적인 홍보 효과를 거둘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분위기다.
차기 대권 잠룡으로 급부상한 안 교수가 서울대를 택한 것도 그가 기획한 '이적'이 아니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 교수는 KAIST 서남표 총장이 지난 4월 보직을 제안한 다음날인 4월 28일 서울대 행을 택해 KAIST 구성원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오늘의 안 교수가 있기까지는 KAIST가 준 테뉴어(정년보장) 교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현업에서 열심히 일을 했었던 안 교수가 대학에 오더라도 연구에 시간을 빼앗기지 말고, 여전히 부담없이 사회활동을 열심히 하라는 의미에서 KAIST가 테뉴어를 줬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학생 강의 뿐만 아니라 각급 기관 단체의 초청 강연을 통해 '안철수 브랜드'를 키워나가는데 큰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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