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학교의 가장 큰 어려움은 뭐니뭐니해도 학부모들이 자녀의 진학을 꺼리는 것 일 것이다. 외관상 학교는 번듯한데 학생들이 외면한다면 학교측은 당황스럽기 그지없을 것이다.
그렇잖아도 학력을 쫓아 어디가 좋은 학교인지, 명문학교에 입학시킬 수 있다면 편법도 서슴지 않는 시대환경에서 신설학교의 서러움은 참으로 딱하다. 사정이 이쯤 되다 보니 신설학교의 고민은 학력과 생활지도면에서 여간 속이 타는 게 아니다.
하지만 서산석림중학교(교장 박종규)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신설학교가 빠른시간내에 어떻게 명문학교의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서산석림중은 올해로 개교 8주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서산지역에서는 이제 유명세를 타는 학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명문학교로 불리기까지 석림중의 노력은 오로지 한우물만을 팠다. 바로 교육의 궁극적 목표라 할 수 있는 사람 됨됨이가 바른 인재육성이다.
충남도교육청의 역점시책중 하나인 바른품성 5운동과 더불어 석림중만의 노하우가 담긴 인성교육 현장을 살펴본다.
▲드림리그=매주 수요일 방과후시간에 펼쳐지는 '드림리그'는 서산석림중만의 자랑거리다. 석림중 아버지회에서 주관하는 드림리그는 자녀간 소통은 물론 가정과 학교, 학생과 학생과의 소통리그다.
▲ 매수 주요일 아빠와 축구경기 '소통리그' |
올해는 여학생까지 축구시합을 펼쳐 그야말로 뜻깊은 시간을 만든다. 3년째 계속되고 있는 드림리그는 아버지들의 참석 열기 또한 대단하다. 매주 수요일 오후 시간만 되면 아버지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학교운동장을 찾아 아이들의 축구시합을 응원한다. 드림리그는 학기가 끝날 때 최우수 반과 최우수선수를 뽑아 시상하며 아이들은 아버지에 대한 친근감을 스포츠를 통해 유감없이 발휘, 소통으로 고민을 풀고, 스트레스를 푼다.
응원으로 하나 되면서 친구간 우정을 되새기고 가족의 소중함을 마음속 깊이 간직한다.
▲장한 석림인상=이 역시 아버지회에서 마련한 상으로 올해로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자발적인 모임인 아버지회가 성실하고 바른 태도로 모범을 보이는 학생, 굳은 의지로 어려움을 이겨내며 소신 있는 가치관으로 모범적인 행동을 하는 학생을 선발해 매회 2명씩 시상을 한다. 부상으로 장학금 25만원을 지급한다.
학교측과 아버지회는 장한 석림인상 시상을 통해 잘한 일은 칭찬하고 응원해주면서 바른 품성과 인격이 전교생으로 확산되길 기대하면서 석림중의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석림의 아침' 그리고 '꾼'=석림중에는 아름다운 손들이 많다. 대표적인 게 '석림의 아침'과 '꾼'이다. '석림의 아침'과 '꾼'은 쾌적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말이다.
'석림의 아침'은 매일같이 교정에 버려진 쓰레기를 말없이 줍는다. 봉사동아리인 이들은 학생들의 본격적인 등교시간 30분전에 교정을 둘러보며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담아 한껏 깨끗하게 하루의 시작을 도와준다. 동아리 회원들은 아침 일찍 등교해 맑은 공기를 쐬면서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즐거움이 있어 쓰레기 줍는 일이 재밌다고 너스레를 떤다.
'꾼'은 각 교실에서 분리수거를 담당하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 '꾼' 역시 봉사동아리로서 교실마다 종이류, 플라스틱류, 캔류로 나뉜 바구니를 말끔히 비워줘 친구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한다. '석림의 아침'과 '꾼'은 이 학교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록밴드와 드림스포츠=긍정적인 사고를 함양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도 인성교육의 한 방법이다. 학생들의 넘쳐나는 에너지와 의욕을 자칫 일탈로 가지 않게 학교측은 록밴드와 스포츠 동아리를 통해 열정을 이끌어 낸다.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과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즐거운 학교, 다니고 싶은 학교로 만든다.
▲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사제동행 캠프 |
사제동행 캠프는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은 물론 학교생활에 큰 활력을 불어 넣는다.
또한 교사와 학생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활동성과 책임감을 배우고, 내ㆍ외적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해 성취감과 자신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사제동행으로 사제간 거리를 좁히고 원활한 소통관계가 이뤄져 학교생활에서 긍정적 구성원으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
▲ 요리 동아리 '장금이반' |
학교수업이 끝나면 동생의 먹을거리를 준비하려고 쏜살같이 집으로 달려가는 친구를 보고 착안한 '장금이반' 동아리회원들은 아이들이 선호하는 밑반찬을 집으로 가져가게 해줘 사정이 딱한 친구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장금이반'의 노력을 알았는지 올해는 (주)삼성토탈에서 500만원을 후원해줘 아이들의 반찬거리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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