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구 충남교육청 장학사 |
정보화 사회로 급변하면서 능력중심사회가 된다고 하면서도 우리 사회는 학벌중심의 사회가 지속되고 있다. 자기 능력과 적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누구든지 대학 졸업장부터 취득해야 한다는 인식이 국민 모두에게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국가적으로는 청년실업이 10%대를 육박하고, '이태백'이란 용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대학가의 게시판에 “나는 대학을 거부한다”는 대자보가 말해주듯이 빚 얻어 대학을 졸업했더니 88만원 세대에 머문다는 얘기가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에 심각성이 있다. 가장 왕성히 경제활동을 할 나이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배회한다는 것은 국가경제의 좀이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직업에 대한 안내가 저학년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미래사회에 자신이 살아가는 방법을 초등학교 단계부터 스스로 찾아야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그래야 입직연령을 낮출 수 있으며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길이 열린다. OECD 국가 중 평균 입직연령이 가장 높다는 현실은 국가경쟁력 확보의 장애요소다. 지금 당장은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고용상황을 만들게 된다. 그 뿐 아니라 청년층이 자기 능력에 맞는 분야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생산성 증대는 물론 개인적으로는 삶의 질을 높여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
둘째로 진로교육이 단계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작금의 현실을 살펴보면 누구든지 대학부터 졸업하고 보자는 식이다. 그 원인은 인문 숭상의 전통적 가치가 팽배한 데에 원인이 있지만,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진로교육의 결핍 현상이다. 늦기는 했지만 국가 차원에서 진로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진로교육은 초등학교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이해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학령이 높아질수록 체험 중심의 진로교육을 강화하고 자신의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진로교육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고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직업선택능력 함양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바로 현장 체험 중심의 진로교육이어야 한다. 교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쇄물 중심의 진로교육으로는 올바른 선택능력을 키울 수 없다. 자신이 꿈을 이루고자 하는 영역에서 직접 체험하고 조사하고 분석하는 일련의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장 체험 중심의 교육은 대학 등에서 이루어지는 진로체험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직업의 현장에서 실제로 직무를 체험해 봄으로써 자신의 진로를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다.
청소년의 미래는 기성세대가 그들의 앞날을 어떻게 안내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어른들의 대리만족을 위해 청소년들의 미래를 담보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고, 연령에 맞는 일터에서 노동의 신성함을 느끼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성세대가 안내해야 한다. 그 길만이 개인의 행복은 물론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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