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편 가르기를 하여 노는 놀이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자치기놀이, 가이샹놀이, 오재미놀이, 찜뽕 등이 있었다. 자치기놀이는 약 50㎝ 정도 되는 긴 막대기로 양모서리를 연필처럼 깎아 만든 10㎝ 정도 되는 작은 막대기의 한쪽을 살짝 쳐서 공중에 띄운 뒤에 긴 막대기로 쳐서 멀리 나간 거리를 재서 많이 나간 편이 이기는 놀이다. 가이샹놀이는 한정된 공간에 몰아넣고 서로 밀쳐내기를 하면서 놀고, 오재미놀이는 오재미 천으로 작은 주머니를 만들고 그곳에 콩이나 팥 등을 넣고 꿰매어 만든 것을 가지고 노는 놀이다. 요즈음의 피구로 발전한 것인데, 한정된 공간에 상대편을 모아놓고 던져 맞히려고 하면 안 맞으려고 서로 피하는 놀이다.
이 가운데 찜뽕이라는 놀이가 있는데, 찜뽕은 아마도 야구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야구공이나 야구배트, 야구장갑 등 값비싸고 귀한 야구 장비를 구하기 어려웠던 시골에서 마을 어린이들이 편을 짜서 놀던 놀이이다. 지금은 흔해서 구하기 쉬한 야구장비는 물론이고 큰 배구공이나 농구공, 축구공조차도 얼마 전까지는 구하기 힘들었다. 대신에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주먹만 한 작은 고무공이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이 고무공은 지금의 탱탱볼처럼 잘 튀어 올라서 아이들 놀이감으로는 아주 그만이었다. 이 고무공을 가지고 편을 갈라서 지금의 야구경기처럼 노는 놀이였다.
단지 다른 것은 투수나 포수가 없이 공격하는 어린이가 한쪽 손으로 고무공을 살짝 띄우는 동시에 다른 한쪽 주먹으로 고무공을 멀리 쳐내면 상대편에서 단번에 받으면 죽고 못 받고 굴러가면 야구의 안타처럼 정해진 구역으로 뛰어가 찜하면서 처음 공격했던 자리로 돌아오면 점수를 얻게 된다. 아마도 주먹으로 고무공 치는 소리를 '뽕'이라하고 정해진 구역을 '찜'한다고 해서 '찜뽕'이라고 했을지 모른다. 오늘 하루쯤 옛 친구들과 찜뽕을 하면서 동심으로 돌아가 보면 어떨까?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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