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장 |
그동안 유등천이야기를 써오면서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효과만큼은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자신의 변화에서 오는 효과다. 처음에는 지루할 것 같았던 유등천걷기가 글쓰기로 인해 의무감이 생기고, 친구들의 관심과 격려가 이어지면서 즐거운 일로 변했다는 것이다. 어차피 해야 하는 운동에 재미까지 더해지니 매일 아침이 기다려지게 된다. 또한 한 분야를 깊이 사색하다보니 집중력이 생기고, 많은 생각들이 떠올라 그것을 통해 세상과의 소통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즉, 요즘 필자에게 유등천이야기는 세상을 바라보는 창, 세상과 소통하는 장이 되었다.
다음은 사회적 효과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글을 올리다 보니 주변사람들이 유등천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다가 글과 관련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반응을 보였고 자연스레 현장의 변화가 생겼다. 예를 들어 방치된 물건들, 폭우로 인한 피해복구, 시설물의 안전문제, 이용자들의 행태, 공사자들의 일처리 등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것들이 점차 해결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변화들이 필자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에 대한 직접적 인과관계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얼마 전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SNS의 위력을 보았듯이 지금 우리는 스마트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는 무언가를 잘하고 선도하기 위해서는 SNS를 외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래서 대전시장, 충남도지사 등 정치인들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매일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것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노력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시대적 흐름과 유등천이야기의 경험을 통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인적차원에서 접근해보면, 공직자들은 자기 업무와 관련된 일들을 중심으로 혁신사례이야기, 쉬운 세무이야기, 복지만두레이야기 등을 SNS를 통해 홍보하고 시민교육에 앞장서길 바란다. 또한 정치인(지방의원)들은 개인이나 연구모임, 그리고 상임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동네이야기, 조례이야기, 정책이야기 등을 통해 의회의 전문성을 높이고, 저비용 고효율적 접근으로 지역민들과의 소통의장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소망해본다. 지역언론인이나 NGO상근자 등 전문가들은 단발성 이슈제기차원에서 벗어나 집중과 선택 그리고 지속적 차원에서 지역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봉사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제도적차원에서 이런 사회구성원들의 요구와 변화를 어떻게 수용하고 정보화하느냐가 중요하다. 즉, ① 개인에서 동으로, 동에서 구(의회)로, 구에서 시(의회)로 ②시민에서 전문가(학자, 언론인, NGO)로, 전문가에서 관련기관으로, 밑으로부터의 요구와 제안이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이상의 시스템이 물 흐르듯 진행된다면 우리가 이상적으로 꿈꿔왔던 주민참여형 스마토피아 행정, 즉 지역구성원들의 고민이 협력적 네트워크를 통해 진정으로 주민을 위한 행정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뭔가에 미쳐서 지속적으로 한 분야를 고민하고 관심을 갖는다는 것, 지금 우리사회가 요구하는 현상일 것이고,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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