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아시아의 가교' 동서양 절묘한 조화

'유럽과 아시아의 가교' 동서양 절묘한 조화

보스포러스 해협 놓고 東西로 나뉘어 두문화 뒤엉켜 발전거듭 독특한 매력

  • 승인 2011-11-14 14:23
  • 신문게재 2011-11-15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성일 기자의 성지순례 탐방기-그리스·터키를 찾아서] 21 터키의 성지를 찾아서 - 이스탄불 (1)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단장 김정수 바르나바 천안신부동성당 주임신부)은 성지순례 11일째인 6월2일 카파도키아를 떠나 카이세리 공항으로 이동, 1시간 반만에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이곳 이스탄불에서 '성스러운 지혜'란 의미의 성 소피아 성당(아야소피아 성당)과 터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인 블루모스크를 순례했다.


▲유럽과 아시아의 가교 이스탄불-'유럽과 아시아의 가교', 이 말은 지구상에서 단 한 곳, 이스탄불에만 허용되는 말이다. 한국에서 중국, 파키스탄, 이란을 거쳐 온 여행자가 터키로 와서 이스탄불을 지나 그리스로 간다면 이 말을 실감하게 된다. 반대로 유럽 국가를 여행하고 그리스나 불가리아를 거쳐 이스탄불로 들어오면 이슬람문화의 이질감에 놀라는 동시에 왠지 모를 친근감을 느끼는 것은 터키가 갖고 있는 아시아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이 동서 문명의 접점인 이스탄불은 보스포러스 해협(보아지치)에 의해 유럽과 아시아 방면으로 나뉘어진다. 보스포러스 대교와 파티흐 메흐메트 대교가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바라본 이스탄불 시내 전경
▲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바라본 이스탄불 시내 전경
이스탄불은 길이 약 30㎞의 보스포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시아로 나뉘어 있다. 해협의 폭은 최소 700m로 군사적 요충지였다.

유럽쪽에 있는 금각만과 마르마라해, 테오도시우스 성벽에 둘러싸인 지역이 구시가지이고 금각만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이 신시가지다. 2개 지구를 갈라타 다리, 아타튀르크 다리 등이 연결하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구시가지는 톱카프 궁전과 아야소피아 성당 등 역사적인 건축물이 즐비하다. 상업중심적인 신시가지에는 외국 자본의 고급 호텔이 들어서 있고 세련된 쇼핑타운으로 인기가 높다. 구시가지에는 비잔틴 1000년, 오스만 왕조 700년 동안의 수도였던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건축물이 모여 있다. 그리스 정교의 총본산인 아야소피아성당을 비롯해 오스만왕조시대 역대 술탄의 거처였던 톱카프 궁전, 블루 모스크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술탄 아흐메트 자미 등이 같은 지구에 있다.

블루모스크, 아야소피아성당, 톱카프궁전, 지하궁전 등 유명한 명소는 구시가의 동쪽 부분인 술탄 아흐메트 지구에 다 모여 있다. 이 구역이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에 등록돼 있는 이스탄불 역사지구다.

신시가지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돌마바흐체 궁전이다.

바다 위에서 바라보는 이스탄불의 모습은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2시간짜리 크루즈를 이용해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참으로 시원하고 아름답고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는데 이스탄불 최고의 명소라고 생각된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톱카프 궁전의 위쪽으로 이어져 왼쪽의 골든 혼에 들어가 있다.

이스탄불은 터키에서 가장 큰 도시로, 인구 증가와 함께 주택지가 늘고 있고, 대형쇼핑센터도 많이 생기고 있다.

이스탄불 해협은 흑해와 마르마라해, 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이스탄불은 오래전부터 동양과 서양의 주요한 무역지대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역사 전반적으로 지속적인 외세의 침략으로 인한 이주는 새로운 정착민들과 어우러져 이로 인해 새로운 사회가 형성돼 융화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리스의 식민지 시대에는 라틴어로 비잔티온이라 불렸으나 324년 콘스탄티노폴리스라고 도시 이름을 고쳐 330년 비잔틴(동로마)제국의 수도가 되고 이후 1000여년에 걸쳐 번영했다. 1453년에 오스만 터키에게 정복되자 이스탄불이라고 개칭되고 1922년까지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다. 이스탄불 시내에는 술레이만 1세의 모스크, 아흐메트 1세의 모스크(블루모스크) 등 2대 모스크 외에 아야 소피야(하기야 소피아 대성당), 톱카프 사라이, 샤햐자데의 모스크, 예니모스크,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고대 오리엔트 박물관 등이 있다. 도자기의 산지로도 알려져 있다.

▲이스탄불의 역사- 이스탄불은 로마, 비잔틴 제국, 오스만 왕조를 합쳐 모두 122명의 통치자가 1600년 동안 지배했던 도시다. 330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수도를 로마에서 비잔티온으로 옮기고 이 곳을 '새로운 로마'라고 불렀고, 제국의 동쪽 반에 해당하는 수도로 삼았다. 후세의 역사가들은 이 동쪽의 로마 제국을 고도의 이름과 연관지어 '비잔틴제국'이라 불렀다.

콘스탄티노플은 최고 전성기에는 장안이나 바그다드와 나란히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였다. 콘스탄티노플은 그리스도교의 중심지이자 실크로드의 종착역으로서 번영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번영하던 도시는 사방에서 밀어닥치는 공격을 피할 수 없었고, 1204년 제4차 십자군 전쟁으로 몰락했다. 비잔틴측은 약 60년 후에 탈환했지만 제국의 약체화는 부정할 수 없었고 1453년 오스만 왕조의 술탄 메흐메트 2세 군대가 콘스탄티노플에 들이닥쳤다. 이 도시를 수도로 삼았던 오스만 왕조는 예전의 번영을 되돌려 놓았다. 다시 세계 최대의 도시중 하나가 되었던 이 도시의 당시 모습은 톱카프 궁전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오스만 왕조도 비잔틴 제국과 마찬가지로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는 날이 닥쳐왔다. 제1차 세계대전과 함께 등장한 영웅, 무스타파 케말을 중심으로 한 대국민의회는 1923년 앙카라를 수도로 하는 헌법개정안을 채택했고, 이스탄불이 수도였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 성 소피아 성당 내부모습
▲ 성 소피아 성당 내부모습
▲성 소피아 성당(아야소피아 박물관)성소피아 성당은 그리스 정교의 총본산으로 군림했지만 이슬람의 자미로 모습을 바꾼, 이스탄불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술탄 아흐메트 자미와 톱카프 궁전 사이에 세워져 있는 아야소피아는 비잔틴 건축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여러 종교에 이용되면서도 터키의 역사를 대변해온 건축물이다.

술탄 아흐메트 사원(블루 모스크)의 반대편인 술탄 아흐메트 광장에 위치한 성 소피아성당은 916년간 교회로서의 역할을 했으나 481년 동안 사원 역할로 변모했고, 1935년부터는 역사박물관으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성 소피아 성당은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로 호칭되고 있을 때 그리스도교의 대성당으로 지어졌고, 터키 지배 때에는 이슬람의 모스크가 됐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인다. 처음 이름은 메가리 에크레시아(위대한 교회)였고, 그 후에 그리스어인 하기아 소피아(신성한 지혜)로 변경됐다. 안뜰에 있는 그리스 양식의 원기둥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아테네와 에페소에서 가져온 것이다. 지름이 31m인 대형 돔의 지붕은 로도스 섬에서 만들어진 가벼운 벽돌로 지어졌다. 황제는 자신의 명예를 걸고 당시의 최고 기술을 구사해 당대 최대 규모의 건물을 만들었다.

▲ 소피아 성당 내부 벽화
▲ 소피아 성당 내부 벽화
내부에는 여러 개의 모자이크화가 남아 있고 비잔틴 문화를 상징하고 있다.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성스러운 예지'(하기아 소피아)에 바친 구당 대신에 537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에 의해 새로운 구상으로 재건된 바실리카식 성당이다. 헌당식에 참석한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감격해 “오 솔로몬이여, 나 그대에게 이겼노라”고 부르짖었다고 한다. 당내에는 비잔틴의 세련된 장식 조각들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영광스럽고 장엄한 자태를 가진 소피아 성당은 현재까지 존재하는 초기 비잔틴양식의 가장 위대한 건축물중 하나다. 상층 갤러리의 진입로를 지나면 황제 콘스탄틴 노모마코스와 예수와 테오도라의 모자이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성모 마리아와 예수, 아이오안넷 프로드로모스 모자이크와 함께 황제 아이오안네스 콤네노스 2세, 성마리아와 예수, 이레네와 알렉시오스 모자이크도 만날 수 있다.

아야소피아의 4개의 미나레(첨탑)는 각각 다른 술탄에 의해 세워졌기 때문에 모양이 다르다.

1931년 미국인 조사단에 의해 벽 중앙의 모자이크화가 발견되면서 아야소피아는 비잔틴시대의 유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초대 대통령 아타튀르크는 다음해에 이 곳을 박물관으로 개조해 일반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 성 소피아 성당 모습
▲ 성 소피아 성당 모습
▲블루모스크-술탄 아흐메트 자미(블루모스크)는 터키를 대표하는 사원으로, 사원 내부가 파란색과 녹색의 타일로 장식돼 있어 아흐메트 1세의 모스크보다 '블루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제14대 술탄 아흐메트 1세가 1609년에 짓기 시작해 7년 만에 완공했다. 우뚝 서 있는 첨탑 6개는 술탄의 권력을 상징하는데 이슬람교도가 지키는 1일 5회의 기도를 뜻하기도 한다.

블루모스크는 다양한 오스만 건축물중 특별한 곳으로 술탄 아흐메트 광장에 세데프카르 마흐메트 아가에 의해 건축됐다.

커다란 돔과 뾰족한 연필심 모양의 미나레가 인상적인 블루모스크는 터키를 대표하는 이슬람 사원으로 지금도 신자들이 모이는 신성한 장소다.

▲ 성 소피아 성당 모습
▲ 성 소피아 성당 모습
술탄 아흐메트 자미는 이 부근의 지역 이름이 될 정도로 구시가지의 주요 관광명소다. 술탄 아흐메트 자미의 장대한 모습은 이스탄불의 상징이기도 하다.

터키의 사원(자미)은 둥근 천장의 돔과 미나레가 특징이다. 술탄 아흐메트 자미도 6개의 미나레와 높이 43m, 지름 27.5m의 대형 돔, 4개의 중간 돔, 30개의 작은 돔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이슬람 사원중 6개의 미나레를 지니고 있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다. 중후한 모습은 오스만 왕조 건축의 걸작중 하나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넓은 바닥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높은 천장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돔에는 260개가 넘는 작은 창이 있고,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실내를 밝게 비추고 있다. 내벽을 장식하고 있는 2만장 이상의 이즈닉 타일은 파란색을 주조로 한 매우 아름다운 것으로, 다양한 문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블루모스크라는 애칭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자미안에 깔려 있는 카펫도 볼만한데, 이슬람의 성스러운 색인 녹색의 카펫은 이디오피아에서 보내온 것이다. 이 곳은 반바지 차림으로 들어갈 수 없어 자미 밖에서 나눠주는 보자기를 두르고 입장할 수 있다.

자미 앞에는 넓은 정원이 있고, 손질이 잘된 화단에는 항상 화사한 꽃이 피어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과 이스탄불 시민들에게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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