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여교감 머리채 잡아

일부 학부모 되레 피해교감 전근 요구 '파문'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 생활지도를 하던 50대 후반의 여 교감에게 욕설과 함께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피해 교감은 함께 있던 교사 2명이 폭행을 제지해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지역 교육계는 교권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욱이 일부 학부모가 폭력을 휘두른 학생이 교감의 요구로 전학을 가자 오히려 피해교감의 전근을 요청하는 서명을 벌여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10일 천안 모 초등학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생활지도를 위해 교실에 들어간 A(59)교감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책상 위에 그림만 그리던 B(13)군의 불량한 태도를 나무라자 교감을 폭행했다.

당시 B군은 한 손으로 A교감의 멱살을 잡고 나머지 손으로 머리채를 잡았지만, 당시 교실에 함께 있던 교사 2명에 의해 곧바로 제지당했다. A교감은 충격으로 4일간 병가를 내고 학교를 나오지 않고 통근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교감은 같은 달 경주로 다녀온 수학여행 과정에서 학생들이 “운전기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홈페이지에 올라오자 이를 확인하려고 교실을 찾아가 학생들을 상대로 사실 확인을 벌이던 과정이었다.

학교 측은 선도위원회를 열어 B군에 대해 출석정지 10일의 징계를 결정했지만 A교감은 전학을 요구했으며 학생은 징계에 앞서 인근 학교로 전학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학부모가 '수요자 중심의 교육에 부응하는 차원'이라며 천안교육지원청에 A교감의 전보를 요청하는 서명용지를 돌려 교육계로부터 교권추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학교장은 “학생이 멱살과 머리채를 잡아 방어차원에서 교감도 함께 머리채를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감은 그 충격으로 통원치료를 받고 있고 학생도 힘들어 해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안=윤원중·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