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프리미엄 아울렛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모양이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저가로 판매하는 곳이니 지역 상권과 중소상인들에게 피해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신세계 측은 다르다. '엔터테인먼트와 쇼핑공간이 어우러진 새로운 개념의 교외형 복합쇼핑몰'이라고 밝히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프리미엄 아울렛이라는 표현을 피하고 복합쇼핑몰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니 의혹이 생기는 것이다.
의심 가는 대목은 또 있다. 신세계가 당초 프리미엄 아울렛을 만들겠다던 인천 청라지구의 유니온스퀘어가 복합쇼핑몰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하남과 안성에 짓는 유니온스퀘어도 모두 교외형 등 복합쇼핑몰이다. 대전유니온스퀘어는 첼시프리미엄 아울렛 등 외국 업체와 협의 중이라고 하지만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니 복합쇼핑몰 쪽에 힘이 실린다. 의혹을 풀어주는 의미에서라도 대전시와 신세계가 유니온스퀘어의 정체성을 분명히 밝혀줘야 할 것이다.
만약 복합쇼핑몰이라면 국내 브랜드들이 입점할 것이고 그렇다면 지역 상권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중소상인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하나에 동네 상권이 온통 초토화되는 것을 이미 보았다. 초대형 유통매장의 등장이 지역에 미칠 파장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는다. 외지인 유입 효과, 지역 상권의 확대 등 기대 효과도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염홍철 시장은 1년 전 유니온스퀘어의 밑그림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지역 영세상인과 기존 상권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철저한 지도감독을 펼쳐 나가겠다”고 했었다. 지도감독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세금 내고 장사하는 기존 상인들을 벼랑으로 몰게 빤한 대형 유통매장을 위해 그린벨트까지 해제하고 싼 값에 땅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분명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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