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차장이 경찰 조직에 머무르게 되면서 지역 경찰 현안 해결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기대감과 충청권 치안 수장 배출이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공주가 고향인 박 차장은 이날 단행된 고위직 인사에서 경찰본청 2인자인 차장에 다시 낙점됐다.
정치권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며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내년 총선 출마설이 돌기도 했지만 결국 경찰 조직에 남게 된 것이다.
박 차장 유임에 따라 대전 및 충남경찰청 경찰관들은 대체로 고무된 분위기다.
경찰대(2기) 졸업과 행정고시(29기) 합격, 미국 유학(시러큐스대 대학원) 경력 등 국내·외 화려한 '스펙'을 가진 박 차장의 능력이라면 지역 경찰의 갖가지 현안 해결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난항을 겪는 세종경찰청 신설 문제나 경무관, 총경 등 경찰 고위직 승진 인사에서 대전 충남이 배려받을 수 있도록 박 차장이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지역에선 기대하고 있다.
대전청 한 관계자는 “박 차장 유임소식은 경찰 조직 및 인사 분야 등에서 지역의 각종 현안해결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반색했다.
반면, 우려감도 감지되고 있다.
2001~2003년 경찰청장을 역임한 보령 출신 이팔호 전 청장 이후 충청권 인사가 치안 총수에 오르는 것이 한 발 멀어진 것 아니냐는 판단 때문이다. 통상 경찰청 차장은 경찰청장 승진 자리가 아닌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같은 치안정감 계급인 서울 또는 경기청장, 해경청장에 비할 때 승진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현 조현오 청장은 서울청장 재직 시 승진했고 전임 강희락 청장은 해경청장, 그 이전 김석기 청장도 서울청장을 지내다 치안총수에 오른 바 있다.
이강덕 신임 서울청장 내정자가 벌써부터 차기 경찰청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박 차장은 공주사대부고와 경찰대를 졸업하고 1986년 경찰에 입문한 뒤 공주서장, 경찰청 혁신기획단장, 충남청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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